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올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대학이 함께 하는 ‘지역혁신 플랫폼’을 선정해 1,000억원을 지원한다.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을 찾아 지방대학을 활성화시키고, 지방대 취업 지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대학의 역할을 지역에서 새롭게 정립하는 사업으로, 고등교육 정책 방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교육부가 지금까지 대학 역량 강화에 집중해서 대학을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지역 우선 핵심과제를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선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저출산ㆍ고령화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방대 학생이 줄어들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마련했다.
비수도권 지자체, 지역대학이 지역 특성을 반영한 핵심 사업을 먼저 발굴하면, 정부가 유관기관들과 사업 연계 방안을 마련하도록 관련 정책을 바꿔주고 비용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교육부는 2월 중으로 지자체장ㆍ대학 총장 등이 참여하는 권역별 간담회를 진행한 다음 기본계획을 2월 말에 확정ㆍ공고할 예정이다. 4∼6월 선정 절차가 이뤄지며, 7월부터 내년 4월까지 시범 사업이 진행된다.
플랫폼 선정을 신청하는 지자체, 지역대학은 각 지방의 산업, 특히 교육 여건을 반영해 ‘지역혁신 핵심 분야’를 정하고 큰 틀에서의 ‘대과제’, 해당 분야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 일자리까지 연계할 구체적인 ‘소과제’를 설정해야 한다. 대학은 해당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학사 구조와 교육과정을 개편한다. 지역 내 기업, 일반고ㆍ직업계고, 연구소, 창조경제혁신센터, 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은 각자에게 맞는 소과제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한 지역이 자신들의 인프라를 고려해 ‘스마트 선박 건조 산업’을 지역 혁신 핵심 분야로 발굴했다고 가정하면, 지자체와 지역의 A대학이 지역혁신 플랫폼을 꾸린다. ‘조선부품 분야 핵심인재 양성 및 기술개발’을 대과제로 설정하고 ‘조선부품 계약학과 운영’, ‘고교학점제 연계’, ‘지역 부품사업체 연구개발 지원’ 등의 소과제로 구체화한다. 조선부품 계약학과 운영 소과제에는 A대학ㆍB특성화고ㆍC기업, 고교학점제 연계 소과제에는 D대학ㆍE고등학교ㆍF교육청, 지역 부품사업체 연구개발 지원 소과제에는 G대학과 H지역기업이 참여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지역 산업에 관한 수업을 들으면서 진로를 설계하고, 관련 전공이 개설된 지역 대학을 거쳐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대학과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고,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시범적으로 3개 지역의 지역혁신 플랫폼을 선정해 지원한다. 선정된 3개 플랫폼에는 각각 국고 300~480억원이 지원되며 총 사업비의 30%가 지방비에서 대응 투자된다. 교육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중소기업벤처부ㆍ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는 지역 및 대학 지원사업을 이 플랫폼 사업에 연계할 방침이다. 올해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대학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서울에 본교가 있는 대학의 지역 분교는 참여할 수 있다. 교육부의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진단 미참여 대학은 참여할 수 없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세종=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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