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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발견] 평양에 등장한 ‘350만㎞ 무사고’ 황당 전차

입력
2020.01.20 15:44
수정
2020.01.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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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국제여행사가 평양시내유람으로관광 상품으로 소개한 무궤도전차. 차체 옆부분에 부착된 붉은 별은 한 개당 5만㎞ 무사고를 뜻한다. 해당 차량에 부착된 70여개의 별은 적어도 350만㎞ 무사고를 의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조선국제여행사가 평양시내유람으로관광 상품으로 소개한 무궤도전차. 차체 옆부분에 부착된 붉은 별은 한 개당 5만㎞ 무사고를 뜻한다. 해당 차량에 부착된 70여개의 별은 적어도 350만㎞ 무사고를 의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양시내에서 무궤도전차에 탑승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초록색 원 안의 붉은 별 한 개당 5만㎞ 무사고를 뜻한다. 연합뉴스
평양시내에서 무궤도전차에 탑승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초록색 원 안의 붉은 별 한 개당 5만㎞ 무사고를 뜻한다. 연합뉴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선관광’은 17일 무궤도전차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평양시내유람관광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궤도전차에 탑승해 승리거리, 개선거리 등 평양 중심지를 돌아보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 사진에 등장한 전차가 특별한 이력을 지니고 있어 눈에 띈다.

모델명은 ‘천리마 9.25’형, 1963년~1967년 사이 평양무궤도전차공장에서 제조된 차량으로 현재 평양시내를 운행하는 무궤도전차 중 가장 오래된 모델이다. 동일 모델로는 사진에 등장한 903호만 유일하게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 등에 따르면 이 차량은 1964년 6월 김일성 전 주석과 아들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시승한 것을 계기로 차내에 기념 명판이 부착돼 있다.

김일성 부자가 직접 시승했다는 ‘전설적인’ 가치는 차체 옆에 부착된 70여개의 붉은 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평양 시내를 운행하는 무궤도전차 중에는 이 붉은 별을 부착한 차량이 간혹 눈에 띄는데, 자세히 보면 별마다 ‘5만’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5만㎞를 무사고로 운행할 때마다 별이 한 개씩 늘어나는 것이다. 제작한 지 50년이 넘은 이 노란색 무궤도전차의 경우 70여개에 달하는 별의 개수가 최소 350여만㎞를 무사고로 운행해 왔음을 의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 수명이 주행거리 10~20만㎞정도이고 열차의 수명이 20~30년 정도인 걸 감안하면 황당한 장수 전차가 아닐 수 없다.

북한 평양 시내에서 운행 중인 무궤도전차에 붉은 별 다섯 개(노란색 원 안)가 부착돼 있다. 별 한 개당 5만㎞씩, 25만㎞를 무사고로 운행한 차량이라는 뜻이다. 평양=EPA 연합뉴스
북한 평양 시내에서 운행 중인 무궤도전차에 붉은 별 다섯 개(노란색 원 안)가 부착돼 있다. 별 한 개당 5만㎞씩, 25만㎞를 무사고로 운행한 차량이라는 뜻이다. 평양=EPA 연합뉴스
위 사진 노란색 원 부분을 확대한 모습. 별 중앙에 '5만'이라는 글씨가 눈에 띈다. 평양=EPA 연합뉴스
위 사진 노란색 원 부분을 확대한 모습. 별 중앙에 '5만'이라는 글씨가 눈에 띈다. 평양=EPA 연합뉴스

북한이 이 ‘전설적인’ 차량을 외국인 관광객 대상 상품으로 내세운 것은 체제선전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보인다. 그 만큼 안전성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인데, 실제로 이 차량에 주로 탑승하는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에서도 구닥다리 깡통 전차에 탑승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그저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궤도 전차는 일반 버스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전력을 공급받아 운행하는 만큼 그 동안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으로 인해 정전이 되면 운행을 하지 못했다. 이처럼 열악한 대중교통수단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꾸준히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 결과로 지난해부터 새형(신형)의 궤도전차와 2층버스를 개발해 투입하고 관광용 무궤도 전차에는 축전지 시스템을 적용, 정전 시에도 운행이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무궤도전차를 타고 평양시내관광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연합뉴스
무궤도전차를 타고 평양시내관광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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