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무혐의”라는 의견을 밝힌 대검 검사장급 간부의 발언에 대해 후배 검사가 면전에서 항의한 사건이 발생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사건을 ‘상갓집 추태’로 규정하고 “검찰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는 20일 언론에 보낸 ‘대검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심재철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검사장)과 양석조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 입장문에서 추 장관은 “대검 핵심 간부들이 1월 18일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일반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등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추 장관은 “그 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 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더구나 여러 명의 검찰 간부들이 심야에 이런 일을 야기한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법무부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이런 입장 표명은 양 선임연구관이 한 대검 간부의 장인상 장례식장에서 심 검사장에게 공개적으로 항의한 행동을 엄중하게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에서는 피의자를 편드는 심 검사장의 언행이 문제였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추 장관은 상관에게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하급자의 항명만을 문제 삼은 것이다.
심 검사장이 앞서 열린 회의에서 “조 전 장관은 무혐의”라는 입장을 밝히자, 양 선임연구관은 장례식장에서 만난 심 검사장을 향해 “당신이 검사냐”며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고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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