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청춘스타…신격호 회장과 사실혼 관계
2017년 그룹 경영비리 관련 수사로 이목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던 셋째 부인 서미경(61)씨가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신 명예회장이 복잡한 가족사로 말년 구속 위기에 휘말린 배경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롯데에 따르면 서씨는 전날 밤 11시 10분쯤 서울 아산 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았다. 친오빠인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방문해 30분쯤 머무르며 조문했다.
1959년생인 서씨는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70년대를 향유한 청춘스타다. 69년 아역배우로 영화 ‘피도 눈물도 없다’, ‘푸른 사과’ 등에 출연했다.
롯데와는 72년 ‘제1회 미스롯데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롯데제과 전속모델로 활동했고, 드라마와 잡지모델로 나서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영화 ‘방년 18세’(73), ‘청춘 불시착’(74), ‘혼혈아 쥬리’(74) 등 충무로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서씨는 81년 유학을 떠난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2년 뒤 신 명예회장의 딸을 출산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서씨는 혼인신고 절차 없이 신 명예회장의 셋째 부인이 됐다. 22년생 신 명예회장과는 나이 차가 37세에 달한다. 신 명예회장은 88년 서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신유미씨를 호적에 올렸다. 신유미씨는 현재 롯데호텔 고문직을 맡고 있다.
서씨는 현재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을 소유하고 있다. 유원실업은 롯데시네마 서울 경기권 매장의 매점 운영권을 독점하고 있다. 유기개발은 롯데백화점 주요 지점의 식당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 머물며 은둔생활을 해온 서씨는 2017년 그룹 총수일가 경영비리 관련 공판에 출석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신 명예회장은 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몰아줘 롯데쇼핑에 77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와 별다른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신유미씨 등에게 101억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신 명예회장에 대해 징역 3년, 벌금 30억원의 실형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서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신 명예회장은 19일 오후 4시 30분 별세했다. 그는 지난해 7월과 11월 식사를 하지 못해 영양공급 차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퇴원 8일 만인 지난해 12월 18일 다시 영양 공급을 위해 입원했다가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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