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동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인터뷰]
B·C형 간염 보균자이고 40세 넘으면 정기 검진을
‘췌장암도 수술기법·항암제 발달로 5년 생존율 20%
유영동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에 암이 생겨도 다른 암처럼 별다른 증상이 없기에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간암은 국내 암 가운데 발생률 6위이지만 사망률은 3위일 정도로 ‘독한’ 암이다. 특히 40~50대에서는 전체 암 가운데 사망률 1위다. 간암은 만성 BㆍC형 간염에 의해 85%나 발병한다. 간암도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데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이미 앓고 있는 만성간질환 증상으로 오인해 알아채기 힘들다. 이 때문에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따라서 40세 이상이면서 B·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정기 검진이 권장된다.(대한간학회)

간암과 췌장암 치료 전문가인 유영동(45)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를 만났다. 유 교수는 “간이식은 고난도 수술임에는 틀림없지만 술기(術技)가 크게 발전했기에 굳이 수술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유 교수는 간암·췌장암 치료 발전 공로로 국제간이식학회(ILTS)와 대한이식학회에서 상을 받았고, 최근 미국 뉴욕장로병원 연구교수로도 지냈다.

-간암은 다른 암보다 사망률이 높은데.

“간암 사망률이 췌장암과 폐암에 이어 3위나 된다. 특히 40~50대에서는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체 암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간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조기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식욕부진, 전신권태감, 체중감소, 상복부 불편과 통증, 황달, 토혈, 하혈 등 간암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간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완치하기 어렵고 예후(豫後)도 좋지 않다. 다행히 요즘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간에 혹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많이 병원을 찾고 있다.

간암의 주요 발병인자는 Bㆍ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이다. B·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발병이 85% 정도나 된다. 이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에 걸릴 위험이 17배 이상 높다. 술도 간암 발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음주를 습관적으로 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간암에 걸릴 위험이 2.6배가량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BㆍC형 간염 등을 앓고 있는데 술까지 많이 마시면 간암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간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간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초음파검사에서 혹이 보이거나, 혈액검사에서 암표지자가 늘었다면 간암을 의심한다. 이럴 때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혈관촬영 등으로 암인지 여부를 살펴본다. 영상검사나 혈액검사로도 암을 확실히 진단할 수 없다면 조직검사를 통해 간암을 진단한다. 간암으로 확진을 받으면 암 크기나 진행 정도에 따라 복강경을 이용한 간세포암절제술(배에 지름 1㎝ 정도의 구멍 3~5개를 뚫어 복강경 기구를 배 속에 넣고 암 부위를 잘라 냄) 등 수술적 절제, 간이식, 고주파열치료,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색전술(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방사성약물(이트륨 90)을 주입한 뒤 동맥을 차단하면 이트륨 90이 방사선을 방출해 종양을 제거),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한다.”

-간이식 수술법이 크게 발전했는데.

“장기이식은 가장 어려운 수술의 하나여서 ‘외과수술의 꽃’으로 불린다. 간이식은 간암 원인의 80%를 차지하는 간세포암의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암 덩어리뿐만 아니라 간암 원인이 되는 병든 간을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1~2기 간암 치료에 주로 적용되지만 기증자와 환자의 생체적합성에 따라 수술 결과가 크게 다르다. 하지만 혈액형이 다르거나, 조건이 완벽하지 않아도 이식할 수 있을 정도로 수술법이 크게 발전됐다. 간이식으로 인한 5년 생존율이 95%가 넘을 정도다.

고려대의료원은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 모두 성적이 우수하다. 특히 무수혈 간이식에 성공하고, 다른 병원에서 쓸 수 없다고 판단해 버릴 뻔한 뇌사자 간을 적합한 환자를 찾아내 이식하기도 했다. 또한 ABO식 혈액형 부적합 환자 간이식 수술도 성공했다. 게다가 철저한 대기자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 중 사망률도 줄이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췌장암도 서서히 희망이 보이는데.

“췌장암은 암 가운데 발생률은 9위(전체 암의 2.9%)에 불과하지만 예후가 가장 좋지 않아 생존율은 꼴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췌십이지장절제술이나 총담관공장문합술(작은창자·간에서 나오는 담관을 직접 잇는 수술) 등 수술기법이 발달하고 수술 후 치료 생존율을 20개월 정도 연장하는 폴피리녹스(FOLFIRINOX; 류코보린 5-플루오로우라실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등 4가지 약 병용요법) 화학요법 등으로 췌장암 생존율이 1~2년가량 더 늘어나는 등 수술기법과 항암제 발달로 췌장암 5년 생존율이 20%가 넘기 때문에 췌장암에 걸렸다고 일찍 포기할 필요가 없다. 췌장암 크기가 2㎝ 미만이고 혈관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수술할 수 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인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가 가장 좋지만 복강경수술·로봇수술도 가능하다. 복강경·로봇수술은 절개를 최소화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로 합병증이 적어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매년 세계 각국의 간 이식 전문의들이 수술법을 배우러 올 정도로 대표적인 해외 의료진 연수병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 등 3개 병원의 간이식 의료진과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는 ‘고려대의료원 통합 간이식팀(LT-KURE)’을 만들었다. 통합 간이식팀은 김동식·유영동(안암병원), 박평재·김완준(구로병원), 한형준(안산병원) 교수가 주축이 돼 3개 병원의 모든 임상과가 동참한다. 이들 의료진은 3개 병원 어느 곳에 환자가 있든지 그곳으로 이동해 수술한다. 통합 간이식팀 운용으로 수혈량은 절반으로 줄였고 이식 후 90일 생존율도 95% 이상으로 올라갔고 특히 생체간이식 후 90일 생존율은 100%를 달성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간암 위험요인]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간경화, 간경변증

-과음과 흡연

-여성보다 남성이 3배 더 많이 발생

-아플라톡신 노출: 1급 발암물질로써 주로 부패한 견과류에서 나타나며 간 손상 및 간암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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