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이 비교적 소강 상태를 보이던 가운데 친이란 성향 예멘 후티 반군이 18일(현지시간) 수도 사나 인근 마리브주의 정부군 훈련소를 공격, 군인 100여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예멘 정부군 관계자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날 수도 사나에서 동쪽으로 약 170㎞ 떨어진 마리브주의 정부군 훈련소 내 모스크를 상대로 저녁 기도 시간 동안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예멘 정부군 대변인은 “사망자에는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도 포함돼 있다”며 “후티 반군들은 무자비한 복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예멘 외교부는 트위터에 “후티 반군이 모스크를 겨냥해 저지른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공격으로 1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AFP 통신은 이번 공격이 “2014년 예멘 내전 발발 이래 단일 공격으로는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사례에 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예멘 정부군이 사나 북부의 니흠 지역에서 후티 반군을 겨냥한 광범위한 군사 작전을 개시한 뒤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예맨 사바통신은 예멘 정부군 관계자를 인용해 “니흠에서 19일에도 전투가 이어지고 있으며, 후티 반군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예멘에서는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과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이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사실상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태다. 사우디는 자국에 망명한 하디 예멘 대통령을 복권시키기 위해 2015년 사우디 주도 아랍동맹군을 결성하고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동맹군에 참여한 7개 국가는 후티 반군을 ‘이란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지만, 반군 측은 자신들이 예멘의 부패한 시스템과 싸우고 있다고 일축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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