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경기. 1쿼터 팀 허훈의 허훈(오른쪽)이 팀 김시래의 허웅의 슛을 막고 있다. 허훈과 허웅은 형제다. 인천=연합뉴스

프로농구 ‘별들의 잔치’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된 허웅(27ㆍDB), 허훈(25ㆍKT) 형제는 시종일관 티격태격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허훈이 ‘팀 허훈’ 선수를 선발할 때 형을 외면하자 내심 동생과 함께 뛰고 싶었던 허웅은 서운함을 내비쳤다. 동생에게 선택 받지 못한 형을 ‘팀 김시래’의 선수 선발 멘토를 맡은 아버지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이 데려가면서 제대로 형제의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다.

허씨 형제는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많은 팬들 앞에서 누가 (실력이) 위에 있는지 보여주겠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실제 둘은 같은 포지션에서 계속 부딪쳤다. 1쿼터 4분10초께 허훈이 허웅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파울로 끊으며 충돌했고, 쿼터 종료 2분30초 전엔 허웅의 슛을 막던 허훈이 막아 섰다. 심판이 허훈의 파울을 선언하며 허웅에게 자유투 2개를 주자 허훈은 “정당한 블록슛”이라며 억울해했다. 이에 장내 아나운서가 허재 감독의 유행어 “이게 불낙(블락)이야?”라고 말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쿼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는 대놓고 멍석을 깔아줬다. 코트를 어둡게 한 다음 환한 조명을 허웅, 허훈에게만 비췄다. 또 코트 위 다른 선수들은 구석으로 자리를 피해줬다. 허웅이 먼저 공격을 시도해 레이업이 빗나갔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골밑슛을 넣었다. 허훈이 반대 코트로 반격에 나서자 허웅은 코트 바닥을 치며 “들어와”라고 자극했다. 하지만 허훈이 던진 3점슛은 림을 외면했다. 이날 경기 막판까지 매치업을 이룬 둘의 승부에서 허웅은 허훈보다 1점 많은 15점을 올렸다. 앞서 허웅은 3점슛 콘테스트에서도 18점을 기록하며 7점에 그친 허훈을 제쳤다.

허훈히 편파 판정으로 자유투 3개를 선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1대1 승부와 3점슛 대결은 졌지만 허훈은 팀의 123-110 승리로 웃었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예능감도 돋보였다. 2쿼터에 심판으로 변신한 허훈은 본인 팀에 유리한 편파 판정을 잇달아 했다. 특히 2쿼터 7분25초께 이정현(KCC)과의 ‘팀 플레이’가 돋보였다. 외곽에서 공을 잡은 이정현은 가만히 서 있던 수비 김선형(SK)에게 일부러 몸을 부딪쳐 ‘으악’ 소리와 함께 3점슛을 던졌다.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허훈은 기다렸다는 듯 휘슬을 불며 자유투 3개를 선언했다. 도를 넘은 편파 판정에 심판 투입 2분 만에 교체 됐다. 허훈은 또한 상대 팀 최준용(SK)의 플라핑(할리우드 액션) 파울을 팬이 비디오 판독으로 둘 모두 파울을 했다는 ‘더블 파울’을 선언하자 마이크를 잡고 아버지의 유행어 “그것은 아니지”라고 말했다.

올해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3개의 덩크슛 포함 31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팀 허훈의 김종규(DB)가 기자단 투표 결과 83표 중 55표를 받아 영예를 안았다. 덩크 콘테스트에선 국내 선수 부문 김현민(KT), 외국 선수 부문 트로이 길렌워터(전자랜드)가 우승했다. 3점슛 콘테스트는 최준용이 1위를 차지했다. MVP는 상금 500만원과 트로피, 콘테스트 우승자는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는다.

한편 이번 올스타전은 총 9,704명이 체육관을 찾았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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