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62명으로 늘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1월 25일)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하루 만에 17명이나 늘면서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부 확진자는 바이러스 진원지로 지목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화난(華南) 수산도매시장에 노출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사람 간 전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17일 하루 동안 17명이 ‘우한 폐렴’ 확진을 받아 누적 환자가 62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신규 환자들은 남성 12명, 여성 5명이며 연령대는 30~79세이다. 이들은 닷새 전부터 기침, 발열 등 증상을 보였으며, 새로운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서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확진자들과 접촉한 763명도 감염 의심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중 681명은 특별한 증세가 없어 의학관찰 대상에서 해제됐고, 82명은 계속 의학관찰을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접촉자 간 감염 사례는 없었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8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두 명은 사망했다.
걱정되는 부분은 새롭게 발견된 일부 환자가 화난 수산도매시장과 접촉한 이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바이러스 진원지에 노출되지 않은 만큼 사람끼리 접촉에 의한 전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중국 당국이 우한 외 지역에서 발생한 의심 환자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 “선전(深圳)과 상하이(上海)에서도 각각 2명, 1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도 실제 감염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영국 임페리얼컬리지 런던의 전염병학 전문가들은 BBC방송에 바이러스 잠복기와 우한공항 이용객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폐렴 감염자는 1,7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아직 전염병 창궐을 단정짓기엔 이르지만 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한 폐렴 확산의 최대 고비는 연인원 30억명이 이동하는 춘제 연휴이다. 이미 10일부터 40일 동안의 춘제 특별수송기간이 시작된 상황이다. 태국(2건), 일본(1건) 등 국외 확진 사례가 나온데다, 인접국인 싱가포르 베트남 네팔 홍콩 대만 등에서도 의심환자가 속출해 중국 보건당국은 이 기간 환자가 중국 전역은 물론, 국외로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에 미국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3개 국제공항에서 우한발 항공기 승객에 대한 발열 검사를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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