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문장전산고

조선 후기 학자 이규경(1788∼?)이 쓴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가운데 어류를 다룬 ‘어(漁)’편이 번역되어 나왔다.

국립해양박물관은 19일 국내 수산서 공백을 채울 어류 연구서인 오주연문장전산고 만물편 충어류(蟲漁類)에서 '어'편을 번역해 출간했다고 밝혔다. 번역자는 전병철 경상대 교수와 이규필 경북대 교수다.

오주연문장전산고는 정조시대 실학자 이덕무의 손자인 이규경의 호이자 오대양 육대주를 줄인 ‘오주’에다 겸손한 의미에서 거친 문장을 뜻하는 ‘연문’, 문장 등에 따른 글 분류법인 ‘장전’에다 흩어진 원고를 가리키는 ‘산고’를 합친 말이다. 책 제목만으로도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담아내겠다는 야심이 엿보인다. 60권 60책으로 구성되며, 1,416개 항목을 고증학적 학문 태도로 기술했다.

한국고전번역원 이전 민족문화추진회가 1967년부터 번역을 시도했으나 일부만 뽑아 우리 말로 옮겼을 뿐 어편은 번역되지 않았다. 이에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문화재단이 2009년 번역을 추진했으나 발간되지 못했고, 해양박물관이 10년만에 단행본으로 펴냈다.

이규경은 물고기를 인충(鱗蟲), 즉 비늘 달린 곤충으로 봤다. 인충 중에 으뜸은 용이라고 여겼다.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은 해제에서 “이규경이 다룬 어류는 바닷물고기와 민물고기를 망라한다”며 “조선 후기에는 민물고기 소비 비율이 높았고, 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끔 황당하고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서술이 보이지만 이는 현대인의 생각일 뿐”이라며 “이규경은 당대 사람들의 어류에 대한 생각을 충실히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해양박물관은 도서를 도서관에 배포했고, 원문은 온라인에 공개할 방침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