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중심 인재 등용ㆍ과학 기술 중요성 부각하기 위해
“현실 정치 흡사” 평도… 文 “국민들 많은 관심 갖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조선 4대 왕인 세종과 노비 출신 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천문’을 관람했다. 능력 중심의 인재 발탁 및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 영화관에서 천문을 관람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정숙 여사도 동행했다. 영화 관람을 통해 실력 있는 인재가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인정 받고, 대우 받는 사회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영화 속에서 세종은 장영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노비 출신인 그를 발탁한다.
아울러 ‘과학 입국(入國)’을 목표로 했던 세종을 다룬 영화를 관람함으로써,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16일 올해 첫 부처 업무보고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으며 ‘과학기술 강국’에 대한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영화 관람에 앞서 영화 관계자들과 가진 사전 환담에서 “세종대왕 시절은 우리 역사상 과학기술이 융성했던 시기”라는 점을 짚으면서 “우리 절기와 잘 맞지 않던 당시 중국력 대신에, 우리 절기에 가장 잘 맞는 우리의 역법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뜻 깊은 영화”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한국적 소재를 영화화해 새해 첫 100만 관객을 돌파한 우수한 작품을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함께 영화를 봐주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 관계자, 기상청 직원들도 문 대통령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속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세종의 사업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대신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 영화를 택한 이유가 의미심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많은 진통이 있겠지만, 권력기관 개혁 등 자신의 과제를 묵묵히 이행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돼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 관람객 사이에선 ‘현실 정치와 흡사하다’는 평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천문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다섯 번째로 택한 영화다. 문 대통령은 그간 ‘택시운전사’, ‘미씽, 사라진 여자’, ‘1987’, ‘기생충’ 등을 관람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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