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반트럼프' 연례 여성 행진이 18일 워싱턴에서 펼쳐지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최종 심판대로 넘어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안을 놓고 민주당 ‘창’과 공화당 ‘방패’의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탄핵 표결 결과와 무관하게 심리 절차를 최대한 길게 끌어 압박 여론 수위를 높이려는 민주당과 속전속결로 탄핵 국면을 마무리하려는 공화당의 기싸움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21일 시작되는 상원 탄핵 심리를 앞두고 6쪽짜리 답변서를 처음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탄핵소추는 미국인이 자유롭게 대통령을 선택할 권리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2016년 선거 결과를 뒤집고 올해 대선에 개입하려는 뻔뻔하고 불법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핵안은) 헌법적으로 완전한 무효이며 어떤 범죄나 법 위반 혐의도 제기하는 데 실패했다”고 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민주당 주도의 하원 탄핵소추위원단도 같은 날 111쪽 분량의 의견서를 상원에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소추위원단은 의견서에 “대통령은 법률을 성실하게 집행하겠다는 취임선서를 어겼다”면서 “증거들은 압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유죄라는 점을 입증한다”고 적시했다. 또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과반(53석)을 점하고 있는 상원 상황을 의식한 듯, “유일하게 남은 문제는 상원이 헌법 창시자가 부여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이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미 언론은 ‘심리 절차’ 기간에 따라 탄핵국면의 파급 효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은 최대한 빠른 진행을 모색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내달 4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신년 국정연설 이전에 상원 심리 절차를 끝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추가 증인 소환 등을 거론하면서 시간 끌기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반면 민주당은 하원 증언이 불발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키맨들, 즉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 등 4명을 증언대에 세울 것을 공언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우크라 스캔들 진행 과정을 트럼프가 정확히 알고 있다고 여러 차례 공개한 러시아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 소환도 저울질 하는 중이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트럼프에 미칠 타격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초반 싸움의 승패는 탄핵심리 규칙을 정하는 21일 첫 심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규칙 확정에는 과반 찬성이 필요해 일단 공화당에 유리한 형국이지만 반란표가 4명만 나오면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절차가 흘러갈 수도 있다. NYT는 “표결에서 찬반이 동수로 나올 경우 탄핵 재판장인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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