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절차 생략’ 추진 논란… “자기 필요 따라 이중잣대” 비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검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법무부가 검찰 직접수사 부서의 축소ㆍ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직제개편안을 입법예고 없이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법예고는 국민의 권리ㆍ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관련한 법령을 수정할 때 입법안의 취지와 내용을 미리 국민에게 알리는 절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검찰 직제개편안을 담은 ‘검찰청 사구기구에 관한 규정’을 2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에 앞서 입법예고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부 조직을 변경하는 규정 등은 관례상 입법예고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의 경우가 행정절차법상 어느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현행 행정절차법은 ‘법령 등을 제ㆍ개정 또는 폐지할 때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다만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 또는 예측 곤란한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 △상위 법령 등의 단순한 집행을 위한 경우 △입법 내용이 국민의 권리ㆍ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는 경우 등에 해당할 경우에 한해 입법예고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법무부가 이번 직제 개편의 입법예고 생략 명분으로 내세운 ‘관례’가 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됐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검찰 ‘공안부’의 명칭을 ‘공공수사부’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의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입법예고 절차를 밟았다. “공안의 개념이 지나치게 확장돼 편향성 등의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공안의 개념을 대공 테러 등 고유영역으로 한정해 변화된 사회상에 맞도록 부서의 명칭을 변경한다”는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직제개편 관련해 법무부 또한 공통소관부서이긴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주무부서”라며 “당시에도 행안부가 입법예고 절차를 밟았고, 이는 알릴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자기 필요에 따라 입법예고를 했다가 생략하기도 하는 이중 잣대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번 직제개편안의 경우, 특수부 축소와 형사부 강화가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입법예고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을 강조하면서 정작 그 과정에서 국민은 배제됐다”며 “개혁의 동력을 강조하며 지나치게 속도전에만 골몰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앞서 조국 전 장관 재임 때도 입법예고 생략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검찰 반부패수사부를 서울ㆍ대구ㆍ광주 등 3개 지방검찰청만 남기는 등의 내용으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입법예고 절차를 밟지 않았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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