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자국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사건과 관련,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우크라이나로 보내 각국 전문가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APㆍ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하산 레자에이퍼 민간항공부 사고조사 담당자가 “이란에서 블랙박스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란 타스님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레자에이퍼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 전문가들이 블랙박스 분석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만약 이곳에서도 어려울 경우 블랙박스를 프랑스로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국적 여객기 1대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대공미사일에 격추돼 추락했다. 탑승자 176명은 전원 사망했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당시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전쟁 직전 수준으로 첨예해진 상황에서 여객기를 미국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한 대공부대의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스웨덴, 영국 등 5개 피해국은 지난 16일 런던에서 만나 이란 측에 당사국이 모두 참여하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국제적 조사와 희생자에 대한 배상을 압박했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다음날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희생자 유가족에 재차 애도를 표하면서도 “사건 당사국은 유족을 핑계로 인도적 사안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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