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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달라고 간 총리에 “야당 배려 없다” 냉랭했던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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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달라고 간 총리에 “야당 배려 없다” 냉랭했던 황교안

입력
2020.01.17 18:16
수정
2020.01.17 21:4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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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황교안 대표 찾아… 黃, 총선 관리 등 지적하며 냉랭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취임 일성으로 ‘협치’를 강조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마지막 퍼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났다. 전반적으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진행돼, 정 총리가 원하는 협치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회동 시작과 함께 황 대표는 작심한 듯 4ㆍ15 총선 관리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지금 특정 정당 의원들이 정부의 선거 관리 부처에 많이 들어가 있어 불공정선거가 되리라는 염려가 있다”며 “총리가 잘 해주셔서 공정선거 시비에 걸리지 않게 챙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장관으로 가 있는 행정안전부나 법무부 등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당은 최근 비례자유한국당 명칭 불허 결정을 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서도 조해주 상임위원의 여당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지적에 정 총리는 “선관위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선거 관리 부처 장관의 ‘의원 겸직’ 문제에 대해서도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치르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만 말했다.

대신 정 총리는 협치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 총리는 “시급한 민생현안이나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법안은 한국당에서도 대승적으로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경제 살리는 바른 정책이라면 협력하겠지만 바른 걸로 보기 어려운 정책이 추진되면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응수했다.

15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도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회동에 배석한 한국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거의 만난 적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야당과 국회에 대한 정부와 청와대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당 차원의 항의가 있었다”고 했다.

정 총리와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인 2016년 12월 14일, 국회의장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국회에서 만났다. 3년여 만에 야당 대표와 총리라는 바뀐 신분으로 이날 만난 것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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