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황교안 대표 찾아… 黃, 총선 관리 등 지적하며 냉랭
취임 일성으로 ‘협치’를 강조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마지막 퍼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났다. 전반적으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진행돼, 정 총리가 원하는 협치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회동 시작과 함께 황 대표는 작심한 듯 4ㆍ15 총선 관리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지금 특정 정당 의원들이 정부의 선거 관리 부처에 많이 들어가 있어 불공정선거가 되리라는 염려가 있다”며 “총리가 잘 해주셔서 공정선거 시비에 걸리지 않게 챙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장관으로 가 있는 행정안전부나 법무부 등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당은 최근 비례자유한국당 명칭 불허 결정을 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서도 조해주 상임위원의 여당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지적에 정 총리는 “선관위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선거 관리 부처 장관의 ‘의원 겸직’ 문제에 대해서도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치르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만 말했다.
대신 정 총리는 협치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 총리는 “시급한 민생현안이나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법안은 한국당에서도 대승적으로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경제 살리는 바른 정책이라면 협력하겠지만 바른 걸로 보기 어려운 정책이 추진되면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응수했다.
15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도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회동에 배석한 한국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거의 만난 적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야당과 국회에 대한 정부와 청와대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당 차원의 항의가 있었다”고 했다.
정 총리와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인 2016년 12월 14일, 국회의장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국회에서 만났다. 3년여 만에 야당 대표와 총리라는 바뀐 신분으로 이날 만난 것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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