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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멍든 메르켈? 거리에 나붙은 의미심장한 포스터의 정체는

입력
2020.01.17 15:51
수정
2020.01.17 19:5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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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 팔롬보, 세계 여성 정치인 내세워 캠페인

이탈리아 유명 예술가인 알렉산드로 팔롬보가 만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을 활용해 만든 '반 여성 폭력' 캠페인 포스터. 팔롬보 사회관계망서비스
이탈리아 유명 예술가인 알렉산드로 팔롬보가 만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을 활용해 만든 '반 여성 폭력' 캠페인 포스터. 팔롬보 사회관계망서비스

얼굴이 온통 멍투성이였다. 콧등은 찢겨 핏자국이 선명하다. 왼쪽 눈은 무엇에 얻어맞은 듯 퉁퉁 부어 눈이 반쯤 감겼다. ‘그저 내가 여성이란 이유로’란 뜻의 ‘JUST BECAUSE I AM A WOMAN’이란 영문이 큼지막하게 박힌 포스터 속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습이다.

이탈리아 유명 예술가인 알렉산드로 팔롬보가 메르켈 등 세계 유명 여성 정치인들의 구타당한 포스터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 거리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다친 얼굴이 크게 실린 포스터가 걸려 시민들의 관심을 샀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 유명 여성 정치인들의 구타당한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걸렸다. 이탈리아 유명 작가 알렉산드로 팔롬보가 반 여성 폭력 캠페인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밀라노=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 유명 여성 정치인들의 구타당한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걸렸다. 이탈리아 유명 작가 알렉산드로 팔롬보가 반 여성 폭력 캠페인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밀라노=AP 연합뉴스

이 포스터는 팔롬보가 여성 폭력이 나이나 인종, 종교와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꼬집기 위해 제작했다. 팔롬보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여성이 처한 극적인 사건을 보여 줘 여성 폭력을 고발하고 경각심을 일깨워 정치나 법의 후속 대응을 끌어내려 했다”고 캠페인 의도를 전했다.

팔롬보는 그간 여성 등 소수자를 향한 폭력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 왔다. 2015년엔 안젤리나 졸리와 마돈나 등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 얼굴이 멍든 사진으로 ‘가정폭력에 면역된 여성은 없다’는 반여성폭력 캠페인을 벌였다.

인어공주 등 디즈니에 나오는 미국 유명 만화 캐릭터의 얼굴이 ‘염산 테러’로 일그러진 이미지를 만들어 인도 등에서 벌어진 여성혐오 염산 테러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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