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북한 개별관광 등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사업 추진 구상을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리스 대사 개인의)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가 전날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이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남북협력을 위한 어떤 계획도 미국과의 워킹그룹을 통해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겨냥한 지적이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남북관계의 독자적인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가겠다는 한국 측 구상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됐다.
해리스 대사는 평소에도 직설적 화법으로 외교가에서 논란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아서 하는 국무부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아무래도 그분이 군인으로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했기 때문에 외교에는 좀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설훈 민주당 최고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의 전날 발언에 대해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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