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코리아타임스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심현철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출생과 외모까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 파병,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이어 북한 개별관광에까지 연이어 고압적이고 강경한 발언을 이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해리스 대사가 외신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전하며 “미국 대사의 콧수염이 외교 문제로 표면화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의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비난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콧수염을 기른 이유는 일본의 유산과는 무관하게 해군에서 은퇴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기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 해군 장교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NYT는 “한국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계 미국인을 주한 미국대사로 자주 임명하는 것에 대해 한국의 자부심을 가볍게 여긴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한국을 통치했던 일본 총독이 콧수염을 길렀던 기억 때문에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일본의 잔혹한 식민통치를 상기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NYT는 해리스 대사가 주한 미군 유지 비용,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등에 대해 미국 측의 압력을 전달하면서 고압적인 특사 이미지를 얻었으며, 한국인들은 해리스 대사에 대해 개인적인 공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리아 타임스가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을 두고 ‘이 콧수염은 한국에 대해 무례하고 심지어 강압적인 미국의 최근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해리스가 대사가 아니라 총독이라는 조롱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언급한 부분을 근거로 삼았다. 또 지난달 13일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해리스 대사가 ‘내정간섭 총독 행세’를 한다며 벌인 규탄 시위에서 ‘콧수염 뽑기’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도 예로 들었다.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이 17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간담회에서 “한국인들이 자기 편할 대로만 역사를 해석한 결과”라며 “해방 이후 한국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콧수염을 기른 것이 유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적 적대감을 이해하지만, 나는 주한 일본대사가 아니라 주한 미국대사”라며 “단순히 나의 출생에 역사를 덧씌우는 것은 실수”라고 언급했다. 또 해리스 대사는 콧수염을 깎을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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