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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앞에서 ‘윤석열 취임사’ 읽으며 직제개편 반대한 중앙지검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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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앞에서 ‘윤석열 취임사’ 읽으며 직제개편 반대한 중앙지검 간부들

입력
2020.01.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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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뒤 자리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뒤 자리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현 정권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 직제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검찰권이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사도 언급했다고 한다.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직제개편과 중간간부 인사가 임박하면서, 추미애 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윤 총장의 지난해 7월 취임사 구절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 헌법에 따른 비례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구절이었다. 이어 송 차장은 “이 마음을 품고 일했고 좋은 후배들 만나서 부끄러움 없이 일했다”며 “후배들이 계속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등 부장검사들도 “직접수사 부서들이 정말 중요하고 이 지검장님이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검사의 전문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대체로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차장 등 현 정권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은 직제개편과 맞물려 진행되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 지검장은 13일자 인사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직제개편안 마련을 주도했고, 현 정권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도 반대하는 입장에 서왔다.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이 지검장 앞에서 윤 총장의 취임사까지 언급하며 반대의견을 표시한 것을 두고, “직제개편이나 검찰 인사가 현 정권을 수사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 아니냐”는 항의 표시로도 읽힌다.

대검찰청은 이 같은 일선 청의 의견을 모두 취합한 의견서를 16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법무부가 형사부, 공판부로 전환하고자 하는 13개 부서 모두에 대해 “범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존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검은 의견서에서 “이들 부서는 수 십 년 동안 국가적 필요 따라서 운용돼 온 전문화된 형사부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그 동안 쌓아온 전문성이나 노하우를 그대로 유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타 부처 등 외부기관과의 네트워크, 국제공조, 전문 수사인력 양산 등도 존치가 필요한 이유로 적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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