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측 “전역 결정 나면, 지난한 싸움 시작될 것”

육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와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A부사관에 대한 법률 지원 모금이 16일 시작됐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기금 모금 소식을 전하며 “A하사가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트랜스젠더 하사의 전역 방어 및 향후 행정절차 법률 지원을 위한 모금에 많은 참여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후원사이트 ‘소셜펀치’에서 진행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 법률 지원’ 모금은 500만원 기금 마련이 목표다. 종료일은 오는 3월 1일이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80만원 가까운 기금이 모였다. 모금액은 A하사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행정소송이나 군대 내 행정 절차 등에 대한 변호인 선임 및 법률지원 비용으로 쓰인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A하사가 전역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법적으로든 의학적으로든 군도 처음이고 당사자도 처음인 사건이지 않나”라며 “법률 지원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해서 모금을 같이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역 결정이 아닌, 복무 결정이 나면 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인데 그렇지 않았을 경우 인사소청부터 시작해서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지난한 싸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 이슈 중에 처음 있는 일이고, 이분이 계속 복무를 하게 되면 그 뒤에 트랜스젠더 남성이든 여성이든 임관을 하고 꿈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거니까 성소수자 분들도 많이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후원자들은 사이트를 통해 “잘 마무리 됐으면 한다. 군복무 끝까지 잘 해내길 바란다”, “직업의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 “함께 바꾸어 나가는데 소액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등 응원을 보냈다.
이날 육군 등에 따르면 남성 군인으로 입대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 복무 중인 A하사는 지난해 휴가 기간 동안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와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하사는 현재 군 병원에 입원 중이다.
군인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복무 의사를 밝힌 경우는 처음 있는 일로, 육군은 오는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A하사의 전역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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