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前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
조국과 30년 지기… “검찰개혁 현재 40점 정도 이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30년지기이자 조국식(式) 검찰개혁의 실무책임자를 맡았던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겸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10월 초쯤 조 전 장관의 조기사임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검찰이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 출신인 황 전 국장은 법무부 인권국장에 임명된 뒤 조 전 장관과 함께 검찰개혁을 추진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_조 전 장관 재임 동안 검찰개혁을 너무 서두른 것 아닌가.
“아무래도 많이 서두른다고 생각 했다. 취임 당일 저녁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맡아달라 전화한 데 이어 부임하자마자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작년 9월 초 취임한 조 전 장관이 일주일 내 혹은 9월 내로 직접수사부서 축소 등과 관련된 대통령령을 개정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묻기도 했다. 개혁위원회 구성을 마친 뒤 권고사항 받아가면서 순차적으로 하자고 해도 ‘그건 그거대로, 저건 저거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_조 전 장관은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역대 6번 째 단명한 장관을 예상했나.
“처음엔 조기사임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10월8일 검찰개혁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10월 내 혹은 연내 추진 과제를 발표했는데 이 때 비로소 ‘이렇게 서두르는 걸 보면 빨리 (임기를) 마무리할 생각이구나’라고 판단했다. 그래도 조금 더 갈 줄 알았는데 검찰개혁을 발표한 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퇴할 줄은 몰랐다. 사퇴 발표도 당일 알았다.”
_조 전 장관이 조기 사퇴하면서 도리어 개혁의 동력을 꺼뜨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 않다. 개혁을 위해 사임이 불가피했다. 더구나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검찰개혁의 진정성이 계속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조 전 장관 수사로 인해 검찰이 도리어 개혁을 강하게 요구 받는 상황에 몰린 건 아이러니다. 검찰개혁은 검찰 스스로 자초한 셈이다.”
_검찰개혁을 점수로 평가한다면.
“정량적 평가가 어렵긴 하지만 100점 만점에 40점 정도다. 전혀 성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은 데다, 원래 지난해 말까지 하려던 직제개편이 장관 사임으로 늦어졌고 감찰 관련 문제도 직접감찰을 더욱 강화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다행인 건 이제 큰 틀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후속조치를 준비하면서 개혁을 이어가야 한다”
_검찰개혁 추진과정에서 대검과 법무부 간 소통이 매끄럽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지금 정부가 검찰과 가깝지도 않고, 이전 정권과 달리 검찰을 통제하려 하지도 않는다. 대통령도 검찰의 최종 사무감독은 장관이 한다고 하지 않았나. 다만 정부 정책은 따라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검찰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으려 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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