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위축에 개인ㆍ법인 기부 모두 저조…“끝까지 관심 가져달라”
불우이웃 돕기 모금 현황을 알리는 ‘사랑의 온도’가 모금 종료일을 보름 앞두고 꽁꽁 얼어붙은 채 솟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개인과 법인 모두 기부가 줄어든 데다 지역 기부상황 역시 저조한 영향이다.
1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시작한 ‘희망2020나눔캠페인’의 모금액은 전날까지 3,669억원에 그쳤다. 오는 31일까지 마감인 나눔목표액 4,257억원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목표액의 1%(42억5,700만원)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오르는 사랑의 온도는 86.2도에 머물렀다.
저조한 모금 배경으로 공동모금회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액 개인기부가 전무하고 기업 기부도 최근 몇 년간 동결된 점을 꼽았다. 실제 개인기부액은 전년 대비 37억5,000만원이 줄었다. 또 경기 침체로 현물 기부마저 전년 동기 대비 23억5,000만원이나 급감한 것도 사랑의 온도가 좀체 오르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역 기부상황도 예년보다 저조하다. 이날 나눔목표액의 80% 이하를 기록한 지역은 서울ㆍ부산ㆍ울산ㆍ강원ㆍ충남ㆍ경남 등 6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부산ㆍ울산ㆍ강원 3곳은 목표치 대비 겨우 60%를 넘긴 상태다.
공동모금회는 이번 캠페인에서 △고독사 예방을 위한 안전망 강화 △돌봄 네트워크 강화 △빈곤의 대물림 완화 △새로운 사회문제 대응 등을 목표로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마감 시간이 보름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하면 사랑의 온도 100도 돌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사랑의 온도가 100도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2000년과 2010년 단 2번뿐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목표액이 달성되지 못하면 지원이 절실한 개인과 복지 분야가 더 위축되는 만큼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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