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팸 전화는 도대체 어디서 걸려오는 걸까. 중국 아니면 베트남? 짐작과 다르게 지난 한 해 우리나라로 걸려 온 국제 스팸 전화 발신국 중 대부분이 남태평양 섬나라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걸려온 전화의 국가 번호를 확인하지 않은 채 ‘발신 버튼’을 누를 경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통신업계는 조언한다.
16일 국제전화 서비스 ‘00700’을 운영 중인 SK텔링크는 2019년 차단한 국제 스팸전화 현황을 분석한 결과 스팸발신 1위 국가는 바누아투(국가번호 678)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모아(685), 파푸아뉴기니(675), 통가(676), 나우루(674)가 2~5위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다.
통신업계에서는 이 곳으로 국내 이용자가 국제전화를 걸 경우 분당 363원에서 4,160원의 비싼 국제전화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국제 스팸은 대부분 해외에서 한국으로 무작위 전화를 발신해 벨을 1, 2회 울린 뒤 끊어버린다. 부재중 통화기록만 보고 해당 번호로 발신하게 되면 비싼 국제전화 통화료뿐 아니라 부가 서비스 이용료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전화를 걸면 성인 콘텐츠나 음악 등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게 바로 부가 서비스이기 때문에 통화료에 더해 부가 서비스 이용료까지 청구돼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링크는 이들 스팸전화 발생빈도가 높은 국가들을 특별감시국으로 지정, 24시간 감시 및 차단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설 연휴 기간, 안부인사 등으로 국제전화 이용 빈도가 급증한다는 점에서 감시의 강도를 한층 높일 생각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생소한 국가번호로 전화가 오면 국가번호를 확인하는 게 좋고, 실수로 전화를 걸었다면 바로 통화종료를 누른 뒤 전화가 확실히 끊겼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