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복무 중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 부사관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군 복무가 부적합하다고 볼 만한 의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며 부사관의 여군 복무를 받아들여줄 것을 육군에 촉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군 최초로 현역 복무 중 성전환을 한 A하사는 국가에 대한 충성이 매우 높고 누구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하는 젊은 군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서 전차(탱크) 조종수로 복무해 온 20대 A하사는 지난해 6월 국군수도병원에서 ‘성별 불쾌감(gender dysphoriaㆍ자신이 다른 성별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 진단을 받았다.
A하사는 호르몬 치료를 거쳐 지난해 겨울 소속 부대의 승인을 받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마쳤다. 이후 이뤄진 군 의무심사에서는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육군은 오는 22일 전역심사위원회에 A하사를 회부할 예정이다. A하사 측은 법원에 신청한 성별정정허가 결과가 나온 이후 심사를 받도록 육군 측에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A하사는 여군으로서 기존 직무를 계속 수행하길 원하고 있다.
임 소장은 “(성전환을 위해) 양측 고환 전제술을 받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호르몬 대체요법,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완화할 수 있는 정도”라는 김대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의 소견을 전했다.
임 소장은 또 “현역 군인이 성전환을 한 첫 사례라 국방부 내 대응 지침이 마땅치 않았음에도 현재까지 소속 부대는 A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받기까지 상담, 휴가 처리 등 충분한 지원을 해왔다”며 “군이 A하사의 복무 요청을 받아들여 성 정체성과 성적지향에 관계없이 국가와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선진군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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