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사람 구할 인력이 기부 물품 처리에 동원되고 있어”
국내 네티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 찾자”
지난달 31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소방관이 호스로 물을 뿌리며 불길을 막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이 4개월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빅토리아주 주지사가 “이런 기부는 멈춰달라”고 요청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기부 중단 요구 이유는 쏟아지는 구호 물품들이 오히려 현장 수습에 방해가 된다는 호소다. 국내 온라인에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주자는 자중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니얼 앤드루스 빅토리아주 주지사는 지난 주 산불 브리핑 현장에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화재 진압에 활용해야 할 인력과 자원을 분산시키고 있다”며 “너무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지만, 우리에겐 옷도, 음식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화재를 진압하거나 응급 환자를 도와야 할 인력들이 방대한 구호 물품을 관리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말 기부를 하고 싶다면 현금이나, 구호 단체를 통해 기호에 맞는 물품을 기부해달라”고 덧붙였다.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는 적은 액수라도 현금 기부를 하자는 독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기부하는 옷 중에는 입을 수 없는 폐급류들이 많다고 한다. 결국 본인들 집 쓰레기를 재난 현장에 보내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꾸****)라며 현금 기부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른 누리꾼도 “구호 물품 관리에 인력을 분산시킬 여유가 없을 정도로 산불이 심각하다는 얘기”라며 “도움이 되는 도움으로 하루빨리 사태가 정리되길 바란다”(S****)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산불 피해를 입은 강원 고성이 남은 구호 물품 처리로 골머리를 앓은 것.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성군에 안 입은 옷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고성에 헌 옷 53톤이 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민이 가져간 후에도 남는 옷이 30톤에 달해 고성이 “제발 헌 옷 그만 보내달라”고 직접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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