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응원을 공식적으로 금지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16일 보냈다고 밝혔다. 그가 전한 자료에는 일본의 욱일기는 독일의 나치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의 전범기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이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가 없앤 사례 등을 담았다.
서 교수는 “‘도쿄올림픽 욱일기 응원 저지 캠페인’을 오늘부터 국내외로 널리 펼칠 계획”이라며 “현재 중국 및 아시아권 커뮤니티들과 욱일기 응원을 사전에 저지하기 위한 온라인 공동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IOC 헌장 50조는 올림픽에서 정치적·종교적·인종차별적 선동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지난 10일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포츠는 중립적이며 정치, 종교 등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IOC가 ‘욱일기 응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올림픽 기간 욱일기는 응원도구인 만큼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 등 일제 침략 피해 당사자들은 욱일기 사용에 강력 반대하고 있지만, IOC는 사안별로 판단하겠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 교수는 “참가 선수들에게만 정치적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IOC가 먼저 모범을 보여줘야만 한다”며 “그 모범적인 예시로는, 이번 도쿄올림픽 때 일본의 욱일기 응원을 IOC에서 공식적으로 사전에 금지시키는 일이라고 강력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일본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이며, 이번 도쿄올림픽으로 인해 아시아인들의 마음을 다시금 아프게 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욱일기는 1870년 5월 15일 일본 육군의 창설을 앞두고 제정된 군기다. 욱일기라는 이름도 ‘아침 해가 떠오르는 기세로 제국을 이룬다’는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사상을 담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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