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호, 석 달 넘게 억류
선사 측 “조사 마무리…곧 풀려날 듯”
한국인이 승선한 선박 2척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영해 침범 혐의로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파나마 국적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송선 ‘DL릴리호(이하 릴리호)’는 지난해 10월 9일 싱가포르로 향하던 중 인도네시아 해군에 나포됐다. 선박에는 선장을 포함, 한국인 선원 9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8명이 체류하고 있다. 공해에 닻을 내리지 않고, 인도네시아 빈탄섬 북동 쪽 영해에 닻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선사 측 신고를 받고 현지 공관을 통한 영사 조력에 나섰으나, 선사 측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면서 우리 정부의 공식 대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현지 공관은 억류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2월5일 영사를 현장에 파견, 인도네시아 해군의 도움을 받아 릴리호 승선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승선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선사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공관 측에 ‘릴리호 석방을 위한 절차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요청한 게 맞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해군의 조사가 마무리됐다”며 “수일 내 석방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허리 통증을 호소했으나,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선원이 있다는 일부 보도도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사 측 관계자는 다만 “선박이 곧 풀려날 것 같으니, 한국 입항 즉시 병원에 가기로 해당 선원과 약속이 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1월 9일 DL 릴리호가 나포된 해역에서 닻을 내린 한국 국적 화물선 ‘CH벨라호’도 영해 침범 혐의로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19명 등 총 23명이 있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는 선사와 함께 나포된 선박이 풀려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벨라호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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