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의 유족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한국마사회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15일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마사대부 부정심사와 한국마사회를 철저히 수사해달라”며 김낙순 마사회 회장 등 마사회 직원 12명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대책위는 "문씨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마사회의 부정한 카르텔 앞에 그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며 "우리는 문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마사회와 관련자들을 고소ㆍ고발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유서에서 마사회 내 마사대부 심사위원회의 부정심사 의혹을 제기했다. 마사대부는 조교사 면허를 가진 사람 중에서 마구간을 배정받는 사람을 뜻한다. 기수였던 문씨는 조교사 자격증을 취득했기 때문에 마사대부 업무를 할 수 있었지만 마사대부 심사에서 계속 떨어지며 5년간 해당 업무를 하지 못했다.
이날 유가족이 공개한 문씨의 유서엔 “하루 빨리 조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 준비해서 조교사 면허를 받았다. 그럼 뭐하나. 마방을 못 받으면 다 헛일인데”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대책위는 심사위원회의 객관성 부족과 점수 왜곡 가능성을 지적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2018년 마사대부 심사위원회 채점 결과에 따르면 문씨는 외부 평가에서 전체 지원자 중 2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5인의 내부평가 위원으로부터 3등(3명), 4등(1명), 5등(1명)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아 최종 3등으로 낙방 처리됐다.
대책위는 “지금까지 마사회에서 7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마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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