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육성 더 절실” 경북도, 500명 규모 기숙사 건립 ‘스톱’

“인적 네트워크 구축 공간” 반론… 운영 중인 지자체는 2·3관 추진

경남도가 지난해 3월 개원한 남명학사 서울관 외부 모습. 남명학사 홈페이지 캡처

경북도가 최근 지역 출신 대학생을 위한 서울 향토기숙사 건립 계획을 포기했다. 타당성 연구용역에서는 필요성이 인정됐지만 ‘인재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 때문이다. 이 같은 지역 현지 분위기는 대구와 부산, 대전도 마찬가지다.

반면 강원과 광주, 전남 등 상당수 광역자치단체는 오히려 ‘인재양성’을 모토로 향토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학기를 앞두고 입소생 모집이 한창인 지자체 서울기숙사를 둘러싸고 인재 양성과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2018년 4∼12월 서울기숙사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진행한 결과 필요성이 인정됐다. 예산 450억원을 들여 서울 은평구에 500명 수용규모의 기숙사를 짓기로 하고 서울주택도시공사 및 서울시와 협의도 거쳤다.

하지만 청년인재 유출을 막아야 할 지자체가 이를 조장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향토기숙사 프로젝트는 올 초 중단됐다. 경북도 교육정책관실 관계자는 “서울 진학이 초창기보다 수월해지고 학생 수 감소로 지역대학 육성이 절실해졌다”며 “교육환경 변화로 인재유출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아 건립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한 13개 광역단체 중 서울에 향토기숙사를 운영하지 않는 곳은 경북과 대구, 부산, 대전 등 4곳이다. 대구는 외지 학생을 위한 대구기숙사 건립, 부산과 대전도 지역 대학 투자가 우선 순위다. 물론 지방대학들도 서울 향토기숙사 건립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계명대 김영철 교수(경제통상학부)는 “서울 유학생 대부분이 상경 후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지역 학생을 위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반해 충남도는 ‘지역인재 육성’을 내걸고 올 9월 서울 구로구에 지하 2층 지상 12층, 288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충남서울학사’를 준공한다. 충남도 관계자는 “매년 충남에서 수도권에 진학하는 대학생 3,000여명 중 상당수의 주거비가 줄어드는 등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인재 네트워크도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광역단체 최초의 서울 기숙사는 강원도가 만들었다. 1975년 275명 규모로 건립한 후 2016년에는 추가로 204명이 이용할 수 있는 ‘제2 강원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는 최근 서울 관악학사와 도봉학사 2개 학사 입사생 모집계획을 밝혔다. 가정형편과 학업성적을 합산해 뽑게 되며 학사비는 월 17만원으로 서울유학생 평균 원룸비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금까지 강원학사에서 배출한 지역인재는 4,300명에 이른다.

광주·전남이 서울에서 공동운영하는 남도학숙은 1994년 810명, 2018년 추가로 604명 수용규모로 지어 매년 700명 안팎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충북은 1992년 서서울관, 올해 동서울관 2곳을 설립해 운영 중이고, 제주는 2001년, 경남은 지난해 3월 347억원을 들여 400명 수용 규모로 기숙사 문을 열었다.

광역단체가 서울에 건립한 향토기숙사는 비용이 월 15만∼18만원으로 저렴하고 휴게실, 체력단련실, 게스트룸 등 시설도 뛰어나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선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강원학사 윤성보 원장은 “이곳은 단순한 기숙사를 넘어 강원도가 고향인 인재들을 양성하고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단순히 인재유출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에 기숙사를 둔 지자체는 수요증가로 제2, 제3의 서울기숙사 건립을 추진 중이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안동=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경북도가 서울에 지역출신 대학생을 위한 기숙사 건립이 필요하다는 타당성연구 용역 결과를 얻고도 일부 ‘지역인재 유출’ 등 의견으로 추진을 중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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