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워 입양된 인도네시아 세 자매 “또 한 명 쌍둥이 자매 찾을 것”
16년이나 서로의 존재를 모르던 인도네시아의 쌍둥이 자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덕에 만났다. 출생의 비밀을 확인해보니 아직 찾지 못한 쌍둥이가 한 명 더 있었다. 드라마 같은 쌍둥이의 재회 사연은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소개됐다.
남부술라웨시주(州) 고와 지역에 사는 고등학생 나빌라(16)양은 6일 밤 느긋하게 SNS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날따라 갑자기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내용은 같았다. ‘너랑 꼭 닮은 사진을 쓰는 계정을 발견했다.’ 나빌라양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음날 나빌라양은 나디아라는 문제의 계정 주인이 보낸 인스타그램 DM을 확인했다. ‘우리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시간 낭비할 것 없이 영상통화를 하는 게 최선이라고 서로 합의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영상 속 인물들은 서로 닮았다. 나빌라양은 “몸무게, 키, 좋아하는 색깔과 음료 등 개인적인 성향을 서로 물었는데, 대답이 90%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디아양이 ‘백만불짜리 질문’이라 표현된 결정적인 질문을 했다. “만약 우리가 실제로 쌍둥이라면?” 나빌라양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답한 뒤 그의 어머니에게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나빌라양 부모는 두 쌍둥이가 아닌 세 쌍둥이 중에서 나빌라양을 입양했다고 털어놓았다. 나빌라양의 생부모는 세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 세 아기 모두를 입양 보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빌라와 나디아 외에도 쌍둥이 자매가 한 명 더 있다는 얘기다. 특히 나빌라양은 입양 당시 몸무게가 1.4㎏밖에 안 나갈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나빌라양은 나디아와의 재회를 SNS에 이렇게 풀어 썼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다. 쌍둥이 자매를 만나서 행복했고, 기대하지 않은 이야기들 때문에 슬펐다. 지금까지 나를 진심으로 키워준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우리 두 쌍둥이는 이제 세 번째 쌍둥이 자매를 찾고 있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쌍둥이의 극적 재회 소식에 ‘시네트론(연속극) 같다’, ‘나머지 쌍둥이도 찾길 바란다’ 등의 응원 글을 SNS에 1,000건 넘게 올렸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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