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포도’로 불리며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친 과일 ‘샤인머스켓’의 영향으로 과일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뛰어난 당도와 함께 한입에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간편함을 앞세운 ‘프리미엄 과일’이 대세로 자리 잡는 추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인머스켓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번 먹어 보면 다른 포도를 먹을 수 없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반 포도보다 두배 가량 비싼 가격에도 물량이 달릴 정도로 빠르게 팔려 나갔다. 업계는 샤인머스켓의 성공을 바탕으로 또 다른 고당도 과일을 찾아 발 빠르게 공급하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6월 전국에서 첫 수확된 샤인머스켓 포도를 산지에서 직송해 초도 물량으로 500g짜리 30팩을 급하게 공급했다. 1만9,800원이라는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판매한 지 1시간도 안 돼 모두 팔리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두 달 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였다”는 게 SSG닷컴의 설명이다.
고당도 과일의 수요가 날로 높아지자 SSG닷컴은 지난달부터 당도가 높아 ‘토망고’(토마토와 망고를 합친 신조어)로 불리는 ‘스테비아 토마토’를 판매하고 있다. 역시 일반 토마토에 비해 가격은 비싼 편이다. 대추방울토마토 크기 상품인 ‘단마토’의 경우 한 팩(500g)에 6,980원으로 일반 토마토와 비교했을 때 약 30% 가격이 높고, 이보다 큰 ‘토망고’(1kg)는 무려 2배나 비싸다. 그러나 두 제품은 출시 한 달도 되기 전에 총 1만5,000개나 팔려 나갔다.
‘스테비아’는 중남미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높은 당도를 보이지만 열량은 일반 설탕에 비해 현저히 낮고 대부분 체외로 배출되는 특성이 있다. 토망고는 압축공법으로 스테비아를 흡착시켜 탄생한 상품이다.
일반 과일은 구매 후 먹어 봤을 때 기대보다 맛이 덜한 경우가 종종 있다. 품종개량 등으로 과거에 비해 ‘맛없는 과일’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과일 맛이 ‘복불복’인 건 여전하다. 이에 비해 고당도 과일은 품종 자체가 단맛이 보장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마음 놓고 구매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SSG닷컴은 고당도 과일이 인기를 끄는 추세를 반영해 올해는 과일 카테고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고당도 과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 비해 3배나 높게 잡은 목표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일반 품종보다 당도가 더 높은 ‘금실딸기’나 ‘킹스베리딸기’ 등 신품종의 인기로 딸기로만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며 “설 선물로도 고당도 과일세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GS더프레시도 지난해 샤인머스켓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5% 이상의 신장을 보였다. 이후 지난 12월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은 그대로면서 가격이 조금 낮은 ‘애플청포도’(600g 기준 5,900원)를 내놓은 결과 한 달 만에 100톤 물량이 모두 팔렸다. 이달에는 고당도 청포도 ‘스위트글로브’와 고당도 적포도 ‘스위트사파이어’를 추가로 공급해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병희 GS더프레시 과일팀 MD는 “고당도 과일 위주로 판매를 지속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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