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에 냄새 심하다며 버리는 사진 찍어 공개한 앱 사용자
“전형적인 악플” vs “조언으로 여긴다면 더 좋은 가게 될 것”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며 버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업주가 리뷰를 보고 단점을 고친다면 더 좋은 가게가 될 것”이라는 의견과 “전형적인 악플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건은 13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다. 배달 앱으로 곱창과 닭발, 볶음밥을 주문한 이가 “다른 음식은 맛있지만, 곱창은 누린내가 나서 못 먹겠다. 닭발만 골라서 먹고 곱창은 다 버렸다”는 글을 작성한 것이다. 그는 곱창으로 추정되는 음식을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가 올린 리뷰는 음식점 업주는 물론 앱 사용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이에 업주는 “음식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사진을 보니 마음이 무너져 죽을 만큼 힘들다”면서도 “손님도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쓰레기로 버리는 사진을 올리셨을까 싶다. 찢기는 마음이지만, 다잡고 손님들과 가족들 생각하며 열심히 해보겠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리뷰를 쓴 이와 업주의 댓글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리뷰를 쓴 이를 두고선 “저렇게라도 리뷰를 써주는 고객은 아주 고마운 고객”, “그래도 양념은 맛있고 다른 음식은 다 먹었다고 한다. 악성 댓글이 아닌 조언으로 여겨 재료에 신경 쓰면 더 좋은 가게 될 수도 있다”, “이 후기로 인해 냄새를 잡는다면 더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옹호하는 댓글이 연달아 달렸다.
동시에 해당 리뷰는 악플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굳이 쓰레기 넣는 거까지 올려야 속이 시원했나”, “차라리 사장에게 맛보라고 되돌려 보냈으면 어땠을까”, “전형적인 악플과 뭐가 다른가. 선이란 게 있는데 선을 매우 넘었기에 저건 악플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업주를 향한 응원 댓글도 이어졌다. 특히 업주가 “냄새가 난다는 글 보자마자 주방으로 들어가 다시 구워서 집사람이랑 먹어봤다. 직장 퇴직하고 아내와 사활을 걸고 하는 가게라서 더 열심히 하는데 참 속상하다”고 밝힌 대목을 두고 “안 좋은 리뷰에 저렇게 댓글 달아주신 정성은 칭찬하고 싶다”, “힘드시겠지만 이제까지 해오신 3개월이 아닌 앞으로 30년 더 장사하시는 데 도움이 되는 리뷰라 생각하시고 마음 다잡으시고 힘내시길 바란다”고 업주를 격려하는 글이 줄지어 달렸다.
악성 댓글이 아닌 도움이 되는 비판을 하려면 ‘사장님만 보이는 리뷰’ 등 부가 기능을 사용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배달 음식이 심각한 적이 있어서 이해하지만 사장님만 보도록 리뷰를 썼더니 사장님도 고마워하셨다”며 “쓰레기통에 버리는 인증 따위는 도가 지나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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