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ㆍ16 대책으로 부동산 규제지역에 대한 세금ㆍ대출 정책을 강화한 이후 비규제지역에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고 8,4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안양 ‘아르테자이’(사진)의 무순위 청약이 대표적이다. 미계약 물량에 대한 무작위 추첨이긴 하지만, 경쟁률이 네 자릿수까지 치솟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1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당첨자가 발표된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아르테자이’의 전용면적 76㎡A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8,4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계약분 8가구 전체에 대한 경쟁률은 4,191대 1이었다. 76㎡B 2가구에 대한 경쟁률은 7,398대 1, 49㎡B(1가구)는 5,978대 1을 기록했다. 무순위 청약이란 1순위 청약이 끝난 후 부적격당첨자 등을 거르고 나서 남은 물량에 대해 무작위 추첨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양시 만안구는 바로 옆 자치구인 동안구와 달리 정부의 12ㆍ16 부동산 정책에서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출 규제가 적고, 전매제한 기한도 6개월로 짧아 정부의 규제 강화로 민간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아예 청약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른바 ‘청포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청약 통장과 청약 가점 없이도 신청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이라는 점도 기록적인 경쟁률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풍선효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수원 권선구 곡반정동에 들어서는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 1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도 7만1,222명이 몰려 5,0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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