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두 곳 중 한 곳이 올해 설 명절에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체 509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0 설 연휴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내놓고, 전체 응답 기업 중 57.8%가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3.7%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 중 상여금 지급 예정인 곳은 전년보다 4.4%포인트 줄어든 55.2%에 불과했다. 직원 300인 이상인 대기업은 전년 조사 때와 같은 71.8%가 상여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기 불황이었다. 올해 설 경기(경영환경) 상황을 묻는 설문에서 기업들은 대다수(70.1%)가 ‘작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66.7%가 악화했다고 답한 반면 중소기업은 이 보다 4.1%포인트 높은 70.8%가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경총 관계자는 “올해 체감경기가 중소기업 등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느낀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연휴 근로시간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휴무 평균일수는 지난해보다 0.8일 줄어든 4.0일에 그쳤다. 지난해는 토ㆍ일요일에, 설 공휴일(월∼수요일)이 이어지면서 5일을 쉬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올해는 설 공휴일이 토ㆍ일요일과 겹쳐 4일 휴무에 그친 기업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설 공휴일 이외 추가로 휴무하는 기업도 있는데. 이들은 ‘단체협약·취업규칙 상 명문화’(47.5%)를 이유로 꼽았다. ‘연차휴가 수당 등 비용 절감’(25.0%), ‘근로자 편의 제공’(17.5%) 등을 이유로 드는 곳도 있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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