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요청에 관련 연구용역 발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신고를 동작구 흑석뉴타운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다시 검토되고 있다. 학생 수 급감으로 신입생 구하기가 어려워진 도심 학교가 학생을 찾아 재개발 지역으로 이사를 꾀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는 셈이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교육청 요청에 따라 ‘대신고 부지 활용구상(안)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종로구 행촌동에 자리한 사립학교인 대신고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면, 1만3,000㎡의 기존 학교 부지를 공공 용도로 활용할 방안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연구의 목적이다.
사립학교 이전의 관건은 기존 학교 부지의 매수자를 구하는 것이다. 기존 학교 부지를 팔아야 이전할 곳의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릴 자금이 마련되는데, 서울시 조례상 학교 이전 부지는 건폐율, 용적률을 훨씬 낮게 적용 받아 매수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따라서 사립학교 이전을 원하면 통상 서울시의 매입 가능성부터 타진하는 게 순서다. 사립학교법상 사립학교 부지와 건물은 모두 학교법인의 소유여야 한다.
시교육청은 이번 연구용역 발주가 부지 매각 가능성을 확인하는 차원일 뿐, 대신고의 이전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서울시가 지난해 관련 연구용역 예산을 확보한 게 있고, 대신고와 동작구도 연구용역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고는 그간 학교 수요가 많은 뉴타운으로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피력해 왔다. 학교 유치가 큰 성과인 동작구도 대신고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석동은 1997년 중대부고가 강남구로 옮겨가면서 현재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신고의 학생 수가 당장 적지는 않지만 관할인 중부교육지원청이 아닌 서부교육지원청 관할 지역에서 오는 학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라며 “도심 중부 학교군(용산구, 중구, 종로구)에 유독 사립중고가 많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생 수도 감소하고 있는 만큼 종로구에서는 학교 운영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은 1990년 228만4,000여명에서 2018년 153만8,000여명으로 30년도 채 안 돼 30%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학령 인구가 급감하면서 학교가 학생을 찾아 이사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2016년에는 중구 계성여고가 성북구로 이전했고 2017년에는 종로구 풍문여고가 강남구로 옮겨갔다. 성동구 덕수고의 경우 인문계열은 2022년까지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하고 특성화계열은 종로구 경기상고와 통합될 예정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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