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석 욕설 파문 후 새삼 주목 받는 닥터헬기 도입 과정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음성파일이 13일 MBC 보도로 공개돼 파장이 인 가운데 두 사람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닥터헬기’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의료처치 등을 담당하는 24시간 운항 헬기로 의료진이 탑승할 수 있고, 기내에서 간단한 수술까지 가능해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이 교수는 2011년부터 닥터헬기 도입 필요성을 알려왔다. 이 교수는 같은 해 1월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기적적으로 살려냈다. 당시 이 교수는 석 선장이 사고 직후 미군 헬기로 수송돼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던 사실을 알리며 닥터헬기가 중증외상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중증외상환자 치료에 대한 국민들 관심도 높아졌다.
이 교수의 노력과 국민적 관심으로 아주대병원에 국내 최초로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닥터헬기(H225) 1호가 배치돼 지난해 8월 31일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기존 인천ㆍ전남ㆍ강원ㆍ경북ㆍ충남ㆍ전북 등 6개 지역에 배치된 닥터헬기는 안전성을 고려해 주간에만 운항됐다. 닥터헬기 1호는 야간 시간대 운항이 가능한 점 외에도 기존 도입된 헬기보다 커 응급환자를 한 번에 6명 이상 이송할 수 있다. 또 고속도로에서의 교통사고나 추락 사고 등 구조활동이 필요할 경우에는 구조대원이 함께 탑승해 출동하게 된다.
환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닥터헬기지만 운항이 본격화 되면서 이 교수와 병원 수뇌부들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이 닥터헬기의 소음을 문제 삼은 것도 갈등을 더 깊게 만들었다. 또 헬기 전담 간호사 등 외상센터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확보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충원 규모를 애초 계획된 67명에서 36명으로 줄였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관련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병사 (오청성씨) 치료 이후 국회에서 배정한 외상센터 간호인력 증원 예산의 절반을 병원 내 기존 간호인력을 충원하는 데 사용해 (정작 외상센터에는) 애초 계획한 60여명 중 37명만 증원했다”며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었다.
보통 중증외상환자는 현실적이지 않은 의료수가 등을 고려하면 다른 환자들에 비해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되는 환자는 아닌 것으로 분류된다. 이 점은 병원 측이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닥터헬기와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외상센터를 홀대하는 원인으로도 꼽힌다.
1월 현재 닥터헬기는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인한 동종 헬기 점검을 이유로 운항이 잠시 중지됐다. 이 교수는 이달 말까지 각종 응급 상황에 대비해 태평양에서 진행되는 해군 훈련 참가차 한국을 떠나 있는 상태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