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소파에 누워서 태블릿으로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를) 보고 있었죠. 하나하나 발표될 때마다 되게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에 선정된 직후 봉준호 감독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처음 영화를 만들 때 이런 순간까지 닥치리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더 흥분되고 기뻤던 것 같아요”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버리힐즈에서 가진 이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기생충’의 인기 요인을 “그 동안 부자와 가난한 자를 다룬 영화나 TV 시리즈는 되게 많았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나 표현 방식이 새롭고 스토리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워 관객들을 즐겁게 한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는데요. 봉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5일 골든글러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소감 때처럼 “전세계는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것은 영화”라는 점을 강조했죠. 그는 “(‘기생충’의) 후보 선정이 언어의 장벽을 없애는데 공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인터넷 발달로 이미 그런 경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여러 나라에 그런 경계가 다 있지만 천천히 이런 것들은 다 극복이 돼가지 않을까 ‘시네마’라는 하나의 언어 속에서 그렇게 기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쓰게 될까요?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9일 LA 돌비극장에서 열립니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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