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택트’가 채식과 훌라후프를 주제로 꾸며졌다.
13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후프맨’ 남성과 그의 아내의 사연이 그려졌다.
이날 사연자로 등장한 이는 걸어 다니거나 춤추며 훌라후프를 돌리는 것은 물론, 수십 개의 훌라후프도 너끈히 돌리는 ‘후프맨’이었다. “집에서 누구나 편하게 할 수 있고, 돈도 안 들고, 날씬해진다”고 훌라후프 찬양에 나선 그는 “훌라후프로 30kg 이상을 감량했다”며 과거의 후덕하던 모습을 공개해 MC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런 그가 눈맞춤을 신청한 상대는 바로 그가 훌라후프를 돌릴 때마다 따가운 눈빛을 보내는 아내였다. 아내는 “남편은 전국에서 가장 훌라후프를 사랑하는 남자이지만, 저는 훌라후프의 ‘ㅎ’자도 싫다”고 말했다.
아내가 훌라후프를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는 20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을 때의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아내는 사전 인터뷰에서 “당시에 저는 두 시간 자는 것도 아까웠고, 세 아이의 급식비도 못 내던 형편이었는데 남편은 생활비도 안 주면서 훌라후프만 돌렸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녀는 “그래 놓고는 스트레스 때문에 내가 살이 찌니 훌라후프를 돌려서 빼라고 한다”며 남편을 원망했다.
이런 가운데, 훌라후프를 어깨에 걸친 남편과 아내는 눈맞춤 방에 마주 앉았다. 아내에게 “건강을 위해 훌라후프로 살을 빼라”라고 적극적인 눈빛을 보내는 남편과 달리, 아내는 만사가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 MC 강호동은 “남편 분께서 아내에게 일단 먼저 사과를 하고 나서 훌라후프를 권해야 할 것 같은데…”라며 함께 긴장했다.
남편이 “훌라후프가 그렇게 싫은 이유가 뭐야?”라고 묻자 아내는 “몰라서 물어? 우리 아이들은 사춘기 때 제일 좋아야 할 때를 그렇게 보냈는데…”라며 20년 전부터 쌓인 마음의 응어리를 터뜨렸다. 아내의 속마음을 들은 남편은 “나 때문이었다는 생각에 정말 ‘헉’ 했다”며 “정말 미안했는데, 말로는 잘 안 나왔다”며 침묵에 잠겼다.
어렵게 다시 입을 연 남편은 “당신 귀찮게 하지 않고, 내가 정말 건강해지도록 잘 할게”라며 아내만을 위해 화려하게 만든 공주님 훌라후프를 꺼냈다. 선택의 문 앞에서 아내는 “뒷문으로 나가고 싶어”라며 망설였지만, 결국 “정성이 갸륵하다”며 남편과 함께 훌라후프로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채널A의 신개념 침묵 예능 ‘아이콘택트’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정한별 기자 one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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