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3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사전에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즉석에서 지명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어볼 수 있는 가운데, 매년 회견에서는 ‘격’을 두고 논란을 일으키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는 어떤 질문들이 기자회견을 채울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경기방송의 한 기자가 질문 내용과 태도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논란을 빚었다. 질문 기회를 얻은 해당 기자는 자신의 소속을 밝히지 않고 “현 (경제) 정책에서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며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쭌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 양극화ㆍ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제가 기자회견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라며 “보완은 얼마든지 해야겠지만 정책기조가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단 말씀은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우회적으로 답변을 거부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커지자 이 기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라와 문 대통령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기자로서 드린 질문이고, 최대한 부드럽게 순화해서 말씀드렸다고 생각했다”며 “듣기에 따라 무례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왜 그런 의도를 가지고 질문하겠느냐, 대통령이 ‘자신있다’고 답변하길 바라기도 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일부 동료 기자들이 비판에 나서기도 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당 기자 상대의 이른바 ‘신상털이’와 비난 여론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는 묻고 질문을 하고, 꼭 해야겠다 싶으면 물어뜯어야 기자”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을 언급하며 “질문하지 않고 하하 웃고 꽃병처럼 앉아있는 게 기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이 질문은 이른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불리며 패러디로 재생산되기도 했다.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입당 기자회견에서는 “문재인 정부 실정을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그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와 황 대표가 “많이 들어본 얘기 같다”고 응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기자회견에서도 “(제로페이가 고전하는데도)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그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고 박 시장은 “그런 우려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냐”고 반문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논란이 된 질문이 있었다. 당시 조선비즈의 한 기자는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 비판 기사에 안 좋은 댓글이 많이 달리는데 이런 지지자들의 격한 표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당부해줘야 편하게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질문했다. 특히 당시 질문 분야가 정치ㆍ외교ㆍ안보 순서였음에도 이같은 돌발 질문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악플이나 문자를 통한 비난이나 트윗을 많이 당한 정치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와 생각이 같건 다르건 상관없이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는데, 기자들도 그 부분에 대해 좀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지지자들의 ‘문자테러’에 대해 ‘양념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던 것과 맞물려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후 해당 기자는 온라인상에서 타깃이 되면서 그가 그간 작성한 기사들이 다시 화제가 되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욕할 자유는 조선일보 기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기자가 비판하고 정치인은 비판만 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비판하는 기자가 정당한가 국민들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시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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