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백악관식’ 기자회견…질문 경쟁 치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 문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면서 200여명의 출입기자 중 질문자를 선정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전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미국 ‘백악관식’ 기자회견은 이번이 세 번째다. 역대 정부 최초로 문 대통령이 2018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백악관식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기자들의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선착순으로 자리를 맡을 수 있어 자리 쟁탈전도 치열했고, 대통령과 눈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썼다.
당시 사회를 맡았던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통령이 손으로 지명하고 눈을 마지막으로 맞춘 기자에게 질문권이 주어진다”며 “나도 눈을 맞췄다며 일방적으로 일어나시면 곤란하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발언권을 얻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띄었다. 강원지역지의 한 기자는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인형을 흔드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수호랑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 해당 기자는 수호랑 덕에 문 대통령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질문 기회를 얻었다. 소개할 때도 해당 기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에 있는 매체의 기자”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기자들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운데, 보라색 의상을 입은 기자도 있었다. 질문 기회를 얻은 해당 기자는 “보라색 옷을 입고 나온 것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고 소감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종이와 수첩, 핸드폰 등을 흔들거나 ‘질문 있습니다’라고 적힌 종이 피켓을 흔드는 기자, 한 손으로는 모자라 두 손을 들고 발언권을 호소하는 기자도 등장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진행까지 한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질문 경쟁이 치열하긴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앉은 2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은 대통령과 눈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일부는 핸드폰과 수첩, 모자 등을 손에 쥔 채 번쩍 들어 보이기도 했고, 눈에 띄기 위해 한복을 입고 온 기자도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복을 입은 기자는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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