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신도 총선서 공정한 경쟁할 것”
조국은 ‘아픈 손가락’ “한 마디 못해 미안”
최근 총선 출마를 선언한 ‘문재인의 남자’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자신의 인생곡으로 걸그룹 레드벨벳의 ‘빨간맛’을 꼽았다. 윤 전 실장은 2018년 4월 평양에서 불린 이 노래에 이른바 레드 콤플렉스(공산주의 과민반응)를 극복하려는 취지가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윤 전 실장은 13일 TBS라디오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8년 봄 평양 예술단 공연에 레드벨벳의 빨간맛을 제가 추천했다”며 “걸그룹 이름부터 ‘레드’벨벳이고 노래 이름은 빨간맛인데, 평양 한가운데서 부르면 어떨까 상상했다”고 전했다. 윤 전 실장의 상상대로 레드벨벳은 1,500석 규모의 동평양대극장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색으로 여겨지는 빨간맛을 불렀고, 이는 당시 ‘금기를 깬 선곡’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총선을 위해 청와대에 사표를 낸 윤 전 실장이 시사정치 아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이날 ‘노래’를 고리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아픈 손가락 중 하나”라고 칭한 윤 전 실장은 그에게 보내는 노래로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추천하기도 했다. 윤 전 실장은 “청와대에 있으면서 한 마디라도 했어야 하는데, 한마디도 못해 마음이 걸렸다”면서 “힘 내시란 말을 전하고 싶다”고도 했다.
총선을 앞둔 청와대 전ㆍ현직 참모들의 잇따른 출마에 대해선 “총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실장은 “4월 총선에서 원내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청와대든 시민사회든 학계든, 보수를 이길 건강하고 유능한 사람은 다 (총선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출신)라고 해서 우월적 가산점을 줘선 안 된다. 공정하고 합당한 절차를 거쳐 경선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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