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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강사 논란의 ‘인육 영상’은 과학다큐…아동들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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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강사 논란의 ‘인육 영상’은 과학다큐…아동들 큰 충격

입력
2020.01.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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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측 “고의성 없고, 과잉 수사” 항변

경찰 “수사 문제 없다” 출금조치 및 추가 조사 방침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종시에서 원어민 강사가 미취학 아동들에게 보여준 ‘인육 관련 영상’은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의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원어민 강사 측은 아동학대를 하려던 게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영상을 본 아이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등에 따르면 원어민 강사 A씨는 지난 8일 세종시 신도심 한 어학원 강의실에서 수업 도중 특정 기구를 이용해 사람 근육 조직 일부를 빼내는 장면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아동 8~9명에게 보여줬다.

경찰은 영상을 본 아동들의 학부모가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10일 낮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

경찰은 실제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어린 아이들에게 보여준 것은 아동학대 혐의가 크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영국 BBC 과학채널(BBC Earth Lap)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목은 ‘사람 살 맛은 어떨까?(What Does Human Flesh Taste Like?)로, 분량은 3분 44초 정도 된다.

영상을 보면 실험실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입은 사람이 자원한 것으로 보이는 피실험자의 허벅지에서 기구를 이용해 근육조직을 채취한다. 이어 채취한 조직을 실험기구에 보관하고 있다가 냄새를 맡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상은 연령 제한이 따로 없다 보니 성인 인증 등이 필요 없어 누구나 검색해 볼 수 있다.

A씨 측은 이 영상이 혐오감을 주거나 엽기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 만큼 아동들을 학대하기 위해 보여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단지 아이가 ‘사람이 사람을 먹느냐’는 등의 질문을 해 구글로 검색하다가 일부 아이가 해당 동영상을 재생해 달라고 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A씨 측은 또 검찰이 구속영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 등을 들며 경찰이 긴급체포를 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과잉 수사 여지가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가 있는 만큼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CC(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다큐멘터리 영상을 본 아이들은 얼굴과 머리를 두 손으로 싸잡거나 책상에 얼굴을 묻는 등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고, 학부모들은 ‘이들이 학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등 충격과 두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선 A씨가 상습적이고, 고의적으로 한 게 아니라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출국 금지를 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이전에 다른 동영상을 보여줬는지 여부 등 추가 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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