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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집 잃은 코알라, 랜선입양 이어 “뉴질랜드로 데려오자”

입력
2020.01.13 16:40
수정
2020.01.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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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온라인청원 7000명 동의…전문가들 “서식지 이전 바람직하지 않다”

호주 수의사와 자원봉사자가 산불로 인해 다친 코알라를 구조해 살펴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호주 수의사와 자원봉사자가 산불로 인해 다친 코알라를 구조해 살펴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최악의 산불로 코알라가 독자적 생존이 어려운 ‘기능적 멸종 상태’가 됐다는 분석까지 나온 가운데 뉴질랜드에서는 코알라 도입 청원이 제기됐다. 인터넷으로 코알라 구조와 치료 비용을 지원하는 일명 랜선입양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새로운 서식지를 마련해주자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래종 도입은 기존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대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DPA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www.change.org)에서 코알라를 식생이 비슷한 뉴질랜드에 도입하자는 청원이 7,000명 가까운 이들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인으로 추정되는 청원 발의자는 “코알라는 호주에서 기능적 멸종단계에 처했다”면서 “다른 여러 호주 생태종과 마찬가지로 뉴질랜드에서 번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뉴질랜드에는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 숲이 3만㏊(헥타르ㆍ1㏊=1만㎡)에 달한다.

하지만 호주의 코알라 전문가들은 외래종 도입이 기존 생태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드니대학 과학부 소속 밸런티나 멜라 박사는 DPA와의 인터뷰에서 “코알라는 몇 가지 나무, 그 중에서도 독소와 영양소의 함량에 따라 특정한 이파리만 선택한다”면서 “호주와 뉴질랜드는 수백만년 동안 각자 고립된 환경으로 진화해서 호주 코알라를 뉴질랜드에 적응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뉴질랜드 내 다른 종들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산불로 전체 피해 야생동물 수도 4억8,000만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주(州) 북동부 해안 지역의 코알라 개체수는 최대 30% 감소했다. 코알라는 하루 20시간을 자고 행동이 느린 특성 탓에 이번 화재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날 수잔 레이 호주 보건장관은 지역에 따라 코알라의 '보호 등급'을 심각도 순으로 다섯째 단계인 ‘취약종’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호주 환경부는 산불로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5,000만호주달러(약 4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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