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청약 점수순”… 멀어지는 마이홈에 한숨 커지는 청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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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청약 점수순”… 멀어지는 마이홈에 한숨 커지는 청년층

입력
2020.01.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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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ㆍ16대책 한 달]

12ㆍ16 부동산 대책 후 약 한 달을 맞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급매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한숨이 잦아졌다. ‘내 집 마련’의 희망이 점점 희박해지는 상황 탓이다. 청약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회사 근처 강남권 주택은 꿈도 꾸지 못한다. 9억원 미만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 지역도 12ㆍ16 부동산대책 이후 급등세다. 김씨는 “요즘이 인사고과 시즌이지만 직장 동료들은 부동산만 이야기한다”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청약점수순이라는 농담에도 웃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12ㆍ16 부동산대책 이후 청년층의 절망감도 깊어지고 있다. 신혼부부, 1인가구 등 청년 주거에 힘쓰겠다는 정부의 장담은 전혀 체감되지 않는 사이, 그나마 청년층이 노려볼 만하던 서울의 중저가아파트는 날로 사정권에서 멀어지고 있어서다.

1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청년층에겐 당장 임대비용 상승도 불안요소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래미안공덕3차 전용면적 59.97㎡ 전세는 지난 3일 5억4,0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만에 2,000만원 오른 것이다. 오는 4월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전세 수요가 많아진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고 집을 사는 건, 청년이 더 그리기 어려운 그림이다. 12ㆍ16 대책 이후 기존 중저가 아파트는 오히려 9억원으로 수렴하는 양상이다. 서울 성동구 대림강변 전용면적 59.76㎡은 지난 3일 8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8월보다 6,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7%로 전주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으나, 소형 중저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마포구(0.09%)와 강북구(0.09%) 등은 되려 상승했다.

여기에 청약 당첨점수까지 청년층은 갖기 불가능한 60점대 이상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그나마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보완책마저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맞벌이 부부도 전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20% 이하 세대만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일하는 황모(29)씨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먼 나라 이야기”라며 “결국 대출하라는 소리로 들리는데, 12ㆍ16 대책으로 9억원 넘는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한도까지 제한되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9,751만원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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