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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남편 기리며…" 2억원 장학금 기부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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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남편 기리며…" 2억원 장학금 기부한 할머니

입력
2020.01.13 11:39
수정
2020.01.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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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기리는 장학금 기부한 93세 장경례 할머니

지난 10일 장경례(93ㆍ사진 오른쪽) 할머니가 전남대 정병석 총장을 찾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전남대 제공/2020-01-13(한국일보)
지난 10일 장경례(93ㆍ사진 오른쪽) 할머니가 전남대 정병석 총장을 찾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전남대 제공/2020-01-13(한국일보)

100세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먼저 간 남편을 기리는 장학금을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전남대학교 정병석 총장을 찾은 장경례(93ㆍ광주 남구 진월동) 할머니는 훌륭한 학생을 키우는 데 써 달라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장 할머니는 “내 나이 마흔여섯에 혼자가 된 이후 지금까지 평생을 엄마라는 중책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며 “내 생애 마지막 숙제가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오늘 그 한을 풀게 됐다”고 장학금을 내게 된 동기를 밝혔다.

또 “이 부동산을 팔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귀하게 써주기 바란다”며 “홀로 자녀를 키우는 과정에 문중의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장학금 명칭은 문중과 남편의 이름을 따 ‘평강채씨 채규빈 장학금’으로 붙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 할머니는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도 이런 뜻에 따라 건강한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앞서 장 할머니는 2016년 90세의 나이에 영어공부에 나선 것이 화제가 돼, 한 지상파 TV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된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 총장은 “여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장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고인의 존함과 문중의 이름이 더욱 빛나도록 훌륭한 인재 양성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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