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탈 화산 폭발에 SNS에서 대응 요령 확산
“외출 자제하고 마스크 반드시 착용해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탈 화산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했다. 인근 주민과 관광객 최소 6,000여명이 대피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화산재에 대비하는 방법 등 대응 요령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탈(Taal) 화산에서 폭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건 이날 오전 11시쯤부터다. 이후 오후 7시 30분쯤부터는 화구에서 쇄설물이 분출돼 높이 10~15㎞에 달하는 기둥이 형성됐다. 탈 화산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 떨어진 곳에 있는 화산이다. 이에 마닐라 케손시 북쪽까지 화산재가 날아오고 있다고 알려졌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화산재에 대응하는 방법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화산재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알리며 “마스크와 고글 등으로 눈과 호흡기를 보호하라”, “가급적 화산재와 접촉을 줄이고 실내에선 창문과 문을 잘 닫고 있어야 한다”, “화산재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커튼을 축축하게 하고 축축한 담요와 옷가지를 이용하라” 등 대응 요령이 적힌 사진을 공유했다. 이 트윗은 올라온 지 13시간 만에 4,500회 이상 리트윗되며 빠르게 퍼졌다.
분진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꼭 ‘N95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트윗도 주목받고 있다. N95 마스크는 2003년 사스 대유행, 2015년 메르스 대유행 때 쓰인 보건용 마스크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막는 마스크로는 ‘KF94’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트위터에서는 “화산재뿐만 아니라 호흡기 합병증을 막으려면 N95 마스크 사용이 필수”라는 글이 떠돌고 있다.
“화산 폭발 지역에서 사람들을 구조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마스크를 줄 순 없었나” 수술용 마스크가 지급된 사실을 지적한 트윗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ca*****의 이 같은 지적에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도 “구조대가 안전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구조하나”, “더 좋은 마스크를 기부할 방법을 알려달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탈 화산의 경보는 5단계 중 4단계로 격상됐다. 4단계는 ‘위험 수준 분화 임박’으로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필리핀 탈 화산 주 분화구 반경 14km 이내에 있는 탈 화산섬과 기타 대피지역들에 사는 우리 국민께서는 즉시 대피하고 화산 북부지역은 화산재 등에 의한 피해가 예상되므로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현지 경찰이나 대사관 긴급전화 (0917-817-5703)으로 연락할 것을 권고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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