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의 겨울축제를 무산시킨 이상난동이 ‘겨울 효자상품’ 매출에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름에 주로 팔리는 상품이 인기를 끄는 등 계절을 잊은 소비 행태가 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부쩍 잦아진 미세먼지 탓에 관련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따뜻한 음료나 두꺼운 패딩 의류는 적게 팔리는 반면 아이스크림, 비빔면 같은 여름 계절성 상품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13일자 보도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 7일까지 매출이 예년과 크게 달랐다고 전했다. 세븐카페 아이스 원두커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8% 증가했고, 아이스 음료를 담는 컵얼음 매출도 39.7% 늘었다. 여름에 인기가 높은 아이스크림, 스포츠음료 매출 역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따뜻하게 즐기는 ‘원컵 상품’(컵에 재료가 미리 들어있어 뜨거운 물을 넣어 마시는 제품)과 온장고 음료의 매출은 각각 7%, 6.8% 줄었다. 통상 겨울에 매출이 높은 스타킹도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7.3% 감소했다.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일까지 경량 패딩 조끼 매출은 73.4% 증가한 반면, 롱패딩 매출은 30.8% 줄었다고 밝혔다. 주로 여름철에 찾는 비빔라면 매출과 음료 판매도 각각 35.6%, 13.7% 늘었다.
이런 매출 동향은 따뜻한 날씨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지역 일평균 기온은 섭씨 1.4도로, 영하 1.2도였던 지난해보다 2.6도나 높았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골프용품 역시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일까지 이마트의 골프용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4% 늘었다.
1월 들어 비까지 내리면서 스키, 썰매 등 겨울 스포츠로 고객을 끌어모았던 리조트들은 앞다퉈 변신에 나서고 있다. 용평리조트는 대관령 정상을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 ‘스카이워크’와 영ㆍ유아가 스키를 연습할 수 있는 키즈파크를 개설할 계획이다. 휘닉스파크는 워터파크를 활용해 야외 스파를 즐기는 ‘블루캐니언 윈터스파’를 열었다.
한편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관련 상품 매출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는 속옷이나 수건, 아기옷 등 부피가 작은 빨래를 따로 삶음세탁할 수 있는 2.8㎏ 소형 세탁기를 선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따뜻한 날씨로 인해 미세먼지가 늘면서 겉옷과 속옷을 구분해 세탁하기 위한 세컨드 세탁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자료를 보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이달 1~12일 중 총 8일이 ‘나쁨’을 기록했다.
경향신문은 유통업계 관계자를 인용, 최근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과거와 다른 소비 유형이 나타나고 있으며 간절기 상품 등을 활용한 제품 및 서비스 다각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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