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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길어지는 윤석열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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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길어지는 윤석열 검찰총장

입력
2020.01.13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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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검찰 간부 이동에도 동요 없어… 외부 일정 안 잡고 대검ㆍ자택만 오가

“사표 낼 이유 없다” 의지 강한 듯, 검찰 내부서도 ‘임기 다 채워야’ 공감대

윤석열 검찰총장(왼쪽부터)과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이원석 기획조정부장 등이 10일 오후 점심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부터)과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이원석 기획조정부장 등이 10일 오후 점심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거취 표명은 없다”는 뜻을 주변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외적으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좌천성 인사에 이어 특별수사단 등 수사의 도구마저 빼앗긴 고립무원의 윤 총장이 과연 여권의 압박성 포위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13일 검찰 간부 이동을 앞두고 윤 총장은 침묵의 주말을 보냈다. 8일 대규모 인사 당일 참모들과 함께 만찬을 하며 회포를 푼 뒤로 외부 일정 자체를 잡지 않은 채 대검과 서초동 자택 이외에는 동선을 넓히지 않고 있다.

윤 총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은 피하고 있다. 다만 대검 참모 등 주변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각의 사표설과 관련해 “사표를 낼 이유가 없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인사 직전 언론과 만나서도 “인사 가지고 말이 많은데 (수사팀을) 날리면 날리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을 가지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거취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외압차단 의무감이나 권력수사에 대한 책임감 등이 거론된다. 한 대검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와 여권의 비판이 계속되는 지금 상황에서, 수사와 공소유지를 끝까지 해내는 것이 검찰의 책무라는 게 총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다른 고위 간부는 “수사를 문제 삼아 인사를 단행한 지금이야말로 정치권의 압박을 자신이 막아줘야 하는 순간이라고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윤 총장의 침묵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여권이 노골적으로 수사를 문제 삼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에서 생각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며 “이를 위해 보장된 것이 ‘총장 임기’인데, 스스로 내려놓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대검 관계자는 “추 장관의 면담 요청에 협조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뭐 하나 얻어내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었지만 총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실리 보다, 검찰 인사에 대해 총장과 협의해 온 전례를 지키는 것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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