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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경영참여”… 한진家 조원태ㆍ조현아 남매 중 누구 편에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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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경영참여”… 한진家 조원태ㆍ조현아 남매 중 누구 편에 설까

입력
2020.01.12 18:33
수정
2020.01.13 07: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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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한진 일가의 경영권 분쟁의 향방도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로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한진 일가의 경영권 분쟁의 향방도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로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수하고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이른바 ‘남매의 난’을 겪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중 어느 한편에 반도건설이 힘을 실을 경우 경영권 향방이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남매의 부친인 고 조양호 전 회장과 친분이 있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복심을 둘러싼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결국 힘을 합치게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대호개발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지난달 말 한진칼 보유 지분을 8.28%로 늘렸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한진칼 지분 5.06% 보유를 공시한 뒤 10~11월 지분 1.22%를 추가 매수(총 6.28%)한 반도건설이 재차 지분율을 2%포인트 높이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취득’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반도건설은 이로써 한진 일가(지분율 28.94%)를 제외하면 KCGI(강성부펀드ㆍ17.29%), 델타항공(10%)에 이어 한진칼 3대 주주로 등극했다. 한진가는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로 각자 지분은 모두 반도건설보다 적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반도건설의 지분 매입 이유를 놓고 분석은 엇갈린다. 먼저 권 회장이 조양호 전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만큼 조원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있다. 남매의 난에 이어 이른바 ‘크리스마스 난동’으로 누나, 어머니와 등을 돌린 조 회장은 외부 우군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백기사 격인 델타항공은 더 이상 지분 추가 매입이 어렵다”며 “남매의 난이 벌어진 뒤 조 회장이 권 회장에게 ‘SOS’를 쳐서 지분 매입을 직접 부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권 회장이 이명희 고문과 더 각별하고 이미 조 전 부사장 측을 만났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반도건설이 경영권에 간여하며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 회장의 의중이 어떻든 간에 3월 주총을 앞두고 반도건설의 영향력이 높아진 건 확실하다. 재계에서는 반도건설이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본격화하며 몸값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고 본다.

주총까지 다양한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한진 일가가 타협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조 회장은 주총에서 출석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연임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일가가 합심해 델타와 반도건설을 우군으로 삼아야 비로소 안심할 만한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도 원하는 걸 얻으려는 것이지 판을 깨려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조 회장이 누나에게 경영 복귀와 함께 호텔ㆍ레저 경영권, 일부 인사권 등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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