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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겪을 수도”… 미취학 아동 ‘인육 동영상’ 폭력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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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겪을 수도”… 미취학 아동 ‘인육 동영상’ 폭력에 ‘비상’

입력
2020.01.12 17:22
수정
2020.01.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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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에 빠져” 지속적 관찰 및 안정화 필요

온라인 검열 강화 목소리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원어민 영어 강사가 미취학 아동들에게 인육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는 ‘엽기적 사건’이 12일 알려지면서 전문가들은 영상을 본 아이들의 심리치료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공격적인 영상이 아이들에게 폭력성을 키우고 심각한 트라우마까지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세훈 전문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보여달랬다며 죄책감에 빠지거나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영상을 본 아이들은 무기력에 빠져 집 밖을 나가기 싫어하는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다. 심 전문의는 “무기력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주는 일반화 및 안정화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은 “시각적 자극에 인간이 감당 못하는 나이가 있다. 그 나이에 절대 경험해선 안되는 것”이라며 “무의식 중에 공포가 자리잡아 나중에라도 다른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원장은 “아이들은 해롭지 않은 중립적이고 안전한 자극도 위협으로 느낀다”며 “문제의 장면을 기억하는 질문을 하더라도 일단 마음을 공감해준 뒤, 그런 일이 현실에서 없다는 것을 반복해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상대로 한 ‘영상 폭력’에 관계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찰 및 교육청 관계자는 “미취학 아동의 심리치료는 보호자 의견을 최대한 청취해 판단하는데 일단 부모들이 자체적으로 한다고 해 지켜보고 있다”며 “요청이 있으면 기관 연계 등을 통해 심리치료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육 동영상’ 사건을 계기로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폭력적인 영상의 검열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인육 동영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엔 인육과 관련한 충격적인 사진ㆍ영상이 수십 건씩 게재됐지만, 성인인증 등 별도의 절차 없이 접근할 수 있어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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