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25년 미국 시장 판매량 100만대 돌파를 선언했다. 현대차가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기록한 판매량은 연 평균 70만대 수준.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신차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동시에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지속적인 라인업 확장을 통해 폭발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운틴밸리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ㆍ제네시스 미국 판매법인(HM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기 판매 전략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미주권역담당 사장과 마크 델 로소 제네시스 북미 담당 최고책임자(CEO)가 직접 참석했다. 무뇨스 COO는 닛산, 델 로소 CEO는 아우디 출신으로 지난해 4월과 10월부터 각각 현대차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이날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총 판매대수 71만7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7% 판매 개선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이 -1.1%의 역성장에 허덕인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무뇨스 COO는 “팰리세이드, 베뉴와 같은 신차 출시로 SUV 라인업을 완성했고, 신형 소나타를 출시하는 등 현대차만의 강점을 구축한 한 해였다”며 “2019년 판매 성장은 제품 라인업 변화, 고객 서비스 향상 등 다양한 요인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뇨스 COO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매달 5,000대가량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팰리세이드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팰리세이드의 젊은 가족 고객을 중심으로 새로운 고객들이 현대차로 계속 유입이 되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공급대수를 더 늘린다면) 향후 더 많은 판매 대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기세를 몰아 올해 미국 판매량을 71만8,000대로 끌어올리고 2025년엔 1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SUV 시장 공략 가속화와 신형 엘란트라 등 경쟁력 있는 신차의 지속적인 투입, 제네시스 브랜드의 라인업 다양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 포인트를 내놓았다. 무뇨스 COO는 “내년에는 도시형 크로스오버 트럭인 ‘싼타크루즈’도 투입할 계획”이라며 “경쟁사에서 만드는 전통의 픽업 트럭이 아니라 기존에 없었던 최초의 차급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라인업 다양화는 향후 현대차 성장 전략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G70, G80, G90 세 개 라인업으로도 전년 대비 105.9% 성장을 이뤄내기는 했지만 고객 수요에 대응할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델 로소 CEO는 “제네시스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 여름 미국시장에 투입할 계획인 첫 SUV 모델 GV80에 거는 기대는 크다. 델 로소 CEO는 “GV80은 기술적 요소와 디자인에서 다른 브랜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 멋진 제품”이라며 “향후 1년 안에 완전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포함해 3가지 신제품을 선보여 2021년말까지 6가지 모델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운틴밸리(미국 캘리포니아주)=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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